곧 안정된다더니..더 가팔라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전망치도 최고치

한 시민이 부동산공인중개업소 매물정보 게시판 앞에서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지역별 전세전망지수 추이 그래프. <KB리브온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정부의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더 가팔라졌으며, 공인중개사들이 예측하는 전망치도 최고 수준에 달했다. 정부가 최근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고 곧 안정될 것이라고 밝힌 것과 상반된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KB국민은행의 부동산 KB리브온의 월간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9월 2.09% 올라 2011년 9월 2.21% 이후 9년 만에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3년간 1%를 밑돌았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정부의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자마자 7월 1%대로 올라섰고 이내 2%대까지 껑충 뛰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는 더이상 서민 아파트를 찾기 어려워졌다. 평균 전셋값은 현재 5억1707만원으로 5억원을 훌쩍 넘긴 상태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공인중개사들은 내다봤다. 7월 7월 131.9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현재 142.6을 기록 중이다. 이 지수는 KB리브온이 전국 4000여 부동산공인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지역의 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 전망을 조사해 0∼200 범위의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전셋값이 상승할 것이란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가 새 임대차법 시행과 함께 전셋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시장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최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 전세가격이 지난달 첫째주를 기점으로 상승폭이 둔화됐다고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최근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에서 "지금은 전셋값이 불안하지만 몇개월 있으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반면 부동산 업계의 판단은 다르다. 전세 수요는 꾸준하지만 내년 입주 물량이 감소해 매물 부족 심화로 당분간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의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재계약 증가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돼 당분간 전셋값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어 "전세보증금 반환에 필요한 시간과 자금, 갭투자 증가 등을 감안했을 때 당분간 전세에 일부 월세를 섞은 형태의 반전세가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전세가격은 가격 하락변수보다 상승 변수가 많다"며 "3기 신도시 등 분양을 위해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이고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도 올해보다 감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