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일듯 안꺾이는 서울 아파트값.. 왜?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20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서 한 시민이 아파트 시세 게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김동훈 기자

저금리로 유동성 계속 유입돼

상승폭 줄었어도 오름세 지속

규제 강화되자‘매물잠김’까지

물량 줄고 매물 희소성 높아져

대출 규제와 각종 부동산 세제 강화, 거래 급감 및 매수세 하락 등으로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보합권에서 꺾일 듯 꺾이지 않는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신고가를 새로 쓰는 아파트까지 속출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저금리로 유동성은 풍부한데 임대차법 시행, 실거주 요건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따른 매물 잠김 현상으로 유통되는 매물의 희소성이 커진 데 주목하고 있다. 수급 불균형으로 전셋값은 부르는 게 값이 된 상황에서, 연말까지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은 미미해 예상보다 집값 조정까지는 장기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9월 2주차 KB주택시장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37% 올라 지난주(0.3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같은 날 기준 한국감정원의 통계를 봐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올라 4주째 상승 폭을 유지했다. 14주 연속 오름세다. 지난 7월 1주(0.11%)를 정점으로 상승률이 축소되며 보합(0.00%)에 점차 접근하고 있으나 아직은 상승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신고가 행진도 서울 강남·북 모두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비강남 지역의 전용 59㎡의 매매값이 16억 원에 육박하는 신고가로 거래(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15억9000만 원)됐고 실거주를 해야만 매매가 가능한 토지거래허가구역(잠실·대치·삼성·청담동)에서도 최고가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송파구 잠실동의 주공아파트5단지 아파트 전용 82.51㎡는 24억61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돼 전고가인 24억3400만 원을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에도 집값이 떨어질 듯하면서도 떨어지지 않는 이유로 ‘매물 잠김’ 현상을 꼽는다. 시장 전반에 거래를 어렵게 만드는 규제가 많아 유통 물량이 줄고, 매물의 희소성이 높아져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여기에 전셋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매매가를 밀어 올리는 현상도 작용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연내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이 적다는 점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전망을 키우고 있다. 9월과 10월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 시장은 지난 7월 29일 시행된 분양가 상한제 등 부동산 시장 중첩 규제로 서울 민간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두 달 동안 800가구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공급이 수요보다 크게 모자란 상황이 계속되면 전세 시장 불안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혜진·김순환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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