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이런일도 만드네요.. 거래 폭발한 지방 위성도시들
수도권과 지방 일부 부동산 과열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6.17 대책이 나온 전후로 충남 계룡시와 충북 증평, 경북 영천 등 일부 지방 도시의 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대전·충청 지역의 풍선효과가 위성도시에서 나타난 것이다. 영천의 경우 교통 호재가 거래량 급증의 주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계룡의 6월 아파트 거래량은 1025건으로 전달 130건보다 약 7배 증가했다. 전국 평균 거래량이 5월 10만2531건에서 지난달 15만8348건으로 약 1.6배 증가했고 서울은 5월 9767건에서 1만5761건으로 역시 약 1.6배 늘어난 것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계룡의 6월 외지인 거래 역시 402건으로 전달(42건)의 약 10배 수준이 됐다.
집값도 전달에 비해 훌쩍 뛰었다. 계룡의 6월 매매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1.17%나 상승해 충남 평균(0.11%)보다 크게 높았다.
충북 증평 역시 6월 아파트 거래량이 612건으로 전달(129건)보다 약 5배가 됐다. 이중 외지인 거래가 444건으로 전체 거래의 72.5%나 차지했다.
경북 영천도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이 대폭 늘었다. 영천의 6월 아파트 거래량은 427건으로 전달 99건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외지인 투자 비율은 전달 34건에서 276건으로 8배 이상이 됐다.
이처럼 계룡과 증평의 아파트 거래량이 대폭 늘어난 이유를 살펴보면 지리적 특징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계룡은 6.17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대전 유성구·중구 행정구역이 붙어 있는데다 지방 유일의 ‘규제 3관왕' 도시인 세종과도 맞붙어 있다. 계룡이 대전의 위성도시이자 동일 생활권으로 인식되는 배경을 감안했을 때, 유성구의 비싼 아파트값을 견디지 못한 수요가 계룡으로 밀려들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증평 역시 지난달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청주와 행정구역이 맞닿아있다. 계룡과 증평은 충남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두 지역을 바로 접하고 있는 ‘알짜 입지’인 것이다. 잇따른 대책에도 여전히 큰 폭의 오름세를 유지 중인 세종시와 함께 이제껏 규제지역으로 묶인 적 없는 대전, 최근 투자 수요가 몰렸던 청주 규제의 풍선효과를 노린 투자수요가 계룡과 증평으로 유입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계룡의 경우 최근 이어진 교통망 확충도 투자 열기에 한몫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계룡은 당초 대전의 위성도시임에도 열악한 교통환경으로 대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이 본격화하고 계룡~대전 간 도로망 확장, 국도 대체 우회도로 개설 등 교통 인프라가 개선되고 있다. 또 지난 4월 계룡에 ‘가구공룡' 이케아가 들어온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계룡 일부 아파트 단지가 수혜를 입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영천 역시 인근에 대구가 자리하고 있다. 대구는 지난달 6.17 대책으로 규제가 새로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말 교통호재가 예정돼있는 게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선 동대구~영천 구간 복선전철이 올해 하반기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 열차가 개통되면 영천역에서 동대구역까지 약 17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또 2022년 6월 사업 완료를 목표로 하는 청량리~영천 간 중앙선 복선전철까지 완공될 경우 서울 청량리역까지 1시간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대전 유성구의 주택 가격이 너무 오르자 밀려난 수요가 계룡 거래량을 늘린 주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지리적으로 대전 상승의 반사이익을 볼 수 있기는 하지만, 계룡에는 기반 시설도 거의 없고 산지도 많아 특별한 호재가 있지 않는 이상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영천의 경우 대구선을 이용해 KTX를 탈 수 있는 동대구역까지 17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철도 확장성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교통 개선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돼 상대적으로 침체된 시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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