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묶인 사이..대출규제 상관없는 외국인들, 강남아파트 쇼핑
내국인 LTV 등 규제 세졌지만
외국인은 현지대출·송금 가능
稅 중과규정도 없어 투자 몰려
연쇄규제 속 또다른 '풍선효과'
"싱가포르·캐나다 등 사례처럼
외국인 취득세율 올릴 필요"
"예전에는 미군이나 외국인 근로자들이 월세를 많이 살았는데 요새는 아예 아파트를 사는 경우도 많아졌어요. 집값이 계속 오르는데다 세금 부담이 내국인과 차이가 별로 없으니 차라리 매수하자는 쪽으로 돌아선 거죠."(경기도 평택시 공인중개사 B씨)
집값 안정을 목적으로 정부가 연이어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외국인 거래가 활발한 것은 시장에서 또 다른 '풍선효과'가 예고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내국인들은 실수요자들조차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강력한 대출 규제와 세밀한 자금조달계획서 조사로 매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 틈을 노려 자금 조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외국인들이 국내 부동산을 사들일 경우 정부가 바라던 집값 안정은 오지 않고 국내 실수요자들만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별로 따져보면 중국 국적의 주택 구매 비율이 최근 현격히 높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해 국정감사 때 국회에 제출한 '최근 5년 외국인 국적별 서울 주택구매 비율' 자료에 따르면 중국 국적 외국인 비율은 2017년 처음으로 50%를 넘어섰고 지난해(8월 말 기준)엔 61.2%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미국 국적 외국인 비율은 18.8%, 기타 외국인 비율은 20%다.
문제는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활발하게 사고팔면서 가격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최근 포퓰리즘 정책과 입법이 난무하면서 정작 우리 국민에게만 세금 폭탄 등을 터뜨리고 외국인들에 대한 별도 장치는 없다는 점이다. 선진국과 다른 점이다.
우선 부동산 세금 측면에서 외국인은 내국인과 동일한 대우를 받고 있다. 취득세, 재산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조세에서 내국인과 차별이 없으며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세제 감면을 받는다. 싱가포르의 경우 내국인 취득세율은 0~15%인 반면 외국인에 대해서는 20%를 적용하고 있다. 중국인이 대거 싱가포르 주택을 매수하면서 집값이 급등하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캐나다도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정부의 경우 중국인 등 외국인 투자 증가로 밴쿠버 일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2016년 8월 외국인 취득세(15%)를 신설했고 2년 뒤 이 취득세율을 20%까지 끌어올렸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외국인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의 경우 해외 보유 자산 등을 담보로 현지에서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아 국내로 송금할 수 있다. 김원중 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현재 외국인은 부동산을 취득할 때 외국환거래법상 신고가 전혀 필요 없고, 매매 잔금을 치른 뒤 60일 이내 취득신고를 하면 소유권 이전등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국내 투자자만 옥죌 것이 아니라 늘어나는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최근 다주택자 취득세율 인상 사례로 든 싱가포르 등이 도입한 외국인 특별 취득세 도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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