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 6·17 대책 이후 문의 폭발한 오피스텔 분양사무소

다주택자와 갭투자자를 겨냥한 6·17 대책이 오피스텔 분양시장에도 기름을 부은 것 같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규제가 적용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오피스텔로 투자수요가 옮겨간 여파다.

9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6·17 대책을 기점으로 신축 오피스텔을 찾는 문의가 쏟아지고 미분양된 오피스텔 물량까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달 19일부터 계약을 시작한 경기 의정부시 ‘힐스테이트 의정부역’ 오피스텔은 이날 모든 물량이 분양계약을 마쳤다. 그동안 미분양됐던 오피스텔도 남은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지난 4월 분양한 대구 달서구 ‘뉴센트럴 두산위브 더제니스’ 오피스텔은 6·17 대책을 기점으로 30%를 밑돌던 계약율이 80%까지 급등했다.

이 오피스텔의 분양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에 함께 짓는 오피스텔 등도 아파트와 비교하면 인기가 많지 않아 통상 일주일에 1~2건씩 길게는 6개월에 걸쳐 분양을 마친다"면서 "6·17 대책이 발표되자 분양사무소에 문의가 쏟아지고 미분양됐던 물량이 일주일에 10~20실씩 팔리면서 완판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분양시장에서는 전용면적이 중소형 아파트와 비슷한 중대형 오피스텔의 인기가 치솟았다. 한국감정원 청약홈 집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울산 태화강 아이파크’ 오피스텔은 377실을 모집하는데 1만1971명이 청약했다. 지난달 22일 청약을 받은 ‘해운대 중동 스위첸’ 오피스텔의 경우, 396실을 분양하는데 3만6830명이 몰렸다. 이중 전용면적 84㎡형의 경쟁률은 237.61대 1에 달했다. 웬만한 수도권 최고 입지 아파트와 맞먹는 경쟁률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매매까지 어려워진 실수요자들과 보유세 강화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이 오피스텔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한다. 규제지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40%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시세 9억원을 기점으로 깎인다. 오피스텔은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LTV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오피스텔을 청약할 때도 마찬가지다.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개 갖고 있더라도 부동산 보유세가 중과되지 않는다. 다른 아파트나 빌라가 없다면 무주택자로 간주돼 아파트 청약자격이 그대로 유지된다.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이후에 거주해야 할 의무도 없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건설사들이 분양 물량을 조절하는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주택시장에 집중된 점, (오피스텔 분양에)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점 등 때문에 오피스텔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거주나 임대수익이 아닌 시세 차익을 노리고 오피스텔을 여러 채 사들이는데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고 지적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위원은 "오피스텔은 대출 규제 대상도 아닌데다 가격대가 낮아 4억원 정도 예산으로도 매수할 수 있지만, 주거용 오피스텔이더라도 임시주거지 개념이기 때문에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에 제약이 있는 편"이라면서 "부동산 보유세를 부과할 때도 업무시설로 간주하고 과세하지만, 매매할 때는 사용한 용도에 따라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1주택 이상자가 주거용 오피스텔을 매도할 때는 양도세 중과 대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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