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 길은 막히고 전월세는 뛰고.. 더 고달파진 셋집살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물론 전·월세살이마저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기존의 전세 계약을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려는 집주인이 늘면서다.
특히 '6·17대책' 이후 재건축 단지 집주인들이 실거주 의무를 채우려고 세입자를 내보내면서 전세 매물이 더 줄어 전·월세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년새 4억4000만→5억2000만원.. 월세 부담도 13.9% 늘어나
종부세 등 부담 커진 집주인들, 보증금 올리고 반전세-월세 전환
전세매물 사라져 세입자만 덤터기.. 실거주 요건 강화에 쫓겨나기도
#2. 서울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전용면적 59m²)에 전세를 사는 직장인 오모 씨(34)는 최근 계약을 연장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기로 했다. 기존 6억 원에 전세를 살았는데 집주인은 보증금 1억 원을 더 내거나 반전세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한 것. 1억 원을 갑자기 마련하는 건 힘들어서 사정을 이야기한 끝에 보증금은 6억3000만 원으로 올리되 월 임대료를 25만 원 내기로 했다. 그는 “요새 집값 뛰는 걸 보니 서울에서 집 사는 건 이번 생에선 힘든 것 같고, 평생 세 들어 살 생각을 하니 우울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물론 전·월세살이마저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기존의 전세 계약을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려는 집주인이 늘면서다. 투기 세력을 겨냥한 정부 정책이 애꿎은 세입자만 잡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월세 상승은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집값이 급등하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내 집 마련을 미루고 전세로 눌러앉는 ‘대기수요’가 늘어난 반면 재건축 규제 등으로 민간 공급이 막혀 있다 보니 전세 공급이 더뎌 수급 불균형이 생긴 영향이 크다. 특히 ‘6·17대책’ 이후 재건축 단지 집주인들이 실거주 의무를 채우려고 세입자를 내보내면서 전세 매물이 더 줄어 전·월세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 강동구 A단지에 전세 거주 중인 김모 씨(40)는 지난해 6월 전세 계약을 연장해 계약기간이 1년 남았지만 3개월 내에 집을 비워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6·17부동산대책에서 재건축 조합원의 실거주 요건이 신설되면서 집주인이 해당 주택에 전입신고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탓이다. 집주인은 이사비와 중개수수료 등 400만∼500만 원을 보상까지 해주겠다고 했다. 그는 “굳이 집주인과 마찰을 빚고 싶지 않아 이사할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인근에 전세 매물이 거의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2018년 ‘9·13대책’에 이어 지난해 ‘12·16대책’에서 종합부동산세 추가 인상을 예고하자 2년 내에 보유세 부담이 커지게 될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미리 올리거나 전세를 월세로 돌려 세(稅)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기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 없이 수요만 억제하는 규제 정책이 서민의 발등을 찍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전·월세난이 심화할 것으로 입을 모은다. 전세 거래량이 줄고 있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전·월세 거래량은 4월 1만2583건에서 5월 1만186건, 6월 7274건으로 급감했다. 서울 아파트의 월별 전·월세 거래량이 1만 건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1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전무하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임대차보호 3법 등이 시행되면 집주인들이 그 전에 전·월세 가격을 올리려 들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정순구 soon9@donga.com·김호경·조윤경 기자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코로나가 앞당긴 산업재편, B B I G 에 돈 몰린다
- 해외취업 문 닫히자 유학생 'U턴'국내 취준생 한숨 더 늘어
- 黨政, 다주택자에 취득세 중과 검토丁총리, 최고 15%부과 싱가포르 사례 거론
- 이해찬 "靑-政이 정책 다 정해놓고黨에 요청하는 당정협의 받지 말라"
- '故 최숙현 가해' 감독-주장 영구제명심의 제외된 팀닥터 별도 고소방침
- 임오경 의원, 최숙현 선수 동료에게고인 정신병력-부모이혼 여부 질문 논란
- 故최숙현 동료들 "감독은 폭행,주장은 폭언, 팀닥터는 성추행"
- 이인영 "대북제재 창의적 해법 필요"출근 첫날 독자적 남북사업 추진 시사
- 통합당 복귀했지만 본회의 날짜도 못잡아임시국회 시작.. 여야 신경전
- 검사장들 "특임검사 도입 필요"추미애 장관 지시에 '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