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누르자 다시 서울.. 강남서 또 3.3㎡당 1억 돌파
서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59㎡(25평형)는 지난달 20일 25억원에 팔렸다. 지난해 10월 최고가(22억8000만원)보다 2억2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이후 서울에서 두 번째로 평당 1억원을 돌파한 아파트가 됐다.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사흘 만이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 지역을 확대하자 다시 서울 집값이 튀어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대부분이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상대적으로 서울에 적용된 규제가 느슨해 보이는 효과가 생겼기 때문이다. 서울 밖으로 나갔던 수요가 서울로 돌아오는 '풍선효과의 악순환'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집값이 급등하며 저가 아파트가 감소하고, 전셋값도 치솟아 서민 주거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규제에도 "서울 '똘똘한' 한 채 사자"
2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집값은 0.06% 올랐다. 지난주와 상승 폭이 같다. 한국감정원은 "대치·청담·삼성·잠실동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됐으나,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개발 호재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고 했다.
서울 강남권 주요 단지에선 6·17 대책 이후 신고가가 잇달아 나왔다. 청담동 '청담현대3차' 전용 85㎡는 19일 18억원(6층)에 팔려 직전 고점(13억원)보다 5억원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인접한 단지는 '풍선효과'로 계속 오르고 있다.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144㎡는 지난달 15일 19억원(5층)에 팔렸으나, 26일에는 22억8000만원(23층)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위 20% 아파트값도 4억원
비(非)강남 지역 역시 대책 이후로도 오름세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달 20일 13억원에 팔려 직전 거래 대비 7000만원 올랐다. 이번 주 강북(0.10%)·노원(0.08%)·도봉구(0.08%) 등은 9억원 이하 단지 위주로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정부 규제가 시장에서 작동하지 않으면서 서울에서 저가 아파트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를 가격에 따라 5등급으로 나눴을 때 가장 저렴한 아파트(하위 20%) 평균 가격이 4억329만원으로 조사됐다. 서울 대부분 아파트가 4억원이 넘는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5월(2억8436만원)보다 1억1893만원(41.8%) 뛰었고,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서울 전셋값, 53주 연속 상승
6·17 대책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악'의 전세난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재건축 멸실(滅失)과 이주 수요 등으로 전세 매물이 사라진 데다, 정부의 실거주 요건 강화 등으로 전셋집이 줄면서 이번 주 서울 전셋값은 0.10% 올랐다. 작년 7월부터 53주 연속 올랐고, 지난주(0.08%)보다 상승 폭도 커졌다.
서울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는 0.16%, 마포(0.17%)·강북(0.14%)· 용산(0.11%)·노원(0.11%) 등도 0.1% 넘게 상승했다. 수도권에서는 하남(0.9%)과 고양(0.34%), 용인(0.42%)· 수원(0.34%) 전셋값이 급등했다.
문제는 내년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면서 전세 공급량이 더 감소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3만6336가구로, 올해 입주 물량(18만7991가구)보다 5만여 가구 적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입주 물량이 줄면 전세 공급 물량도 줄어 전셋값이 오르고, 전셋값 상승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 탓에 정작 서민들의 주거 불안정이 심화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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