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 규제 비껴간 '틈새 강남' 서초·도곡 시세 급등
도곡렉슬 전용 138㎡ 5억 뛰어
방배·반포도 연일 신고가 행진

6·17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송파구 잠실동의 주택 매수가 까다로워지자 수요자들이 강남3구 내 토지거래허가제를 비껴간 지역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대치동 맞은 편에 있는 도곡동, 지정을 아예 피해간 서초구 등이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주목받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강남3구에서도 규제 수위가 낮은 지역으로 '쏠림현상'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6·17 부동산 대책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강남3구 지역에서 신고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치동 길 건너에 있는 도곡동이 주목받고 있다. 17일 이후부터 인근 15억원 초과 고가 단지들이 역대 최고 가격에 팔리고 있다.
도곡동 대장주인 '도곡렉슬' 전용 138.31㎡는 22일 33억원(20층)에 팔려 최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신고가인 27억8000만원(16층)에 비해 5억2000만원 뛰었다. 같은 날 '하이페리온' 전용 182.6㎡도 19억7500만원(5층)에 거래돼 직전 신고가보다 2억6500만원 높게 팔렸다.
도곡렉슬 단지 내에 있는 A 중개사무소 대표는 "도곡동과 대치동은 선릉로를 사이에 두고 있어 길만 건너면 학원과 상권 학군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지역"이라며 "대치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뒤 매매와 전세 문의가 도곡동으로 슬슬 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지거래허가지역 지정을 아예 피한 서초구에서도 거래가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전용 85㎡ 이하 평형이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강남구 시세를 바짝 뒤쫓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 '브라운스톤방배' 전용 84.95㎡는 25일 직전 신고가보다 5억3800만원 오른 17억3300만원(12층)에 팔렸다. 양재동에 있는 '우성112' 전용 84.58㎡도 12억7000만원(8층)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 신고가인 9억7000만원(9층)보다 3억원 뛴 가격이다.
양재동 인근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강남3구에 들어와 실거주하려고 대기하던 매수자들이 아무래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보고 자극을 받은 것 같다"라며 "지금이라도 안 사면 나중에 더 오를 거라는 불안 심리가 시장에 작용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5' 전용 84.49㎡도 19억원(11층)에서 23일 19억6000만원(7층)에 팔렸다. '서초래미안' 전용 84.95㎡도 기존 17억원(3층)에서 8500만원 뛴 17억8500만원(8층)에 거래되는 등 모두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대치동 맞은 편 도곡동과 개포, 서초구가 허가제 지정에서 면제돼 어느 정도 반사 이익을 보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규제 수위가 낮은 지역으로 돈이 흘러가는 현상이 보이기 때문에 풍선효과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이어 "게다가 강남3구 내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로 투기과열지구기 때문에 대출, 세금, 청약 등 규제가 강력하게 적용되고 있어 풍선효과가 장기화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niki@fnnews.com 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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