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52주째 상승.. "내년엔 더 오른다"
대출 규제 등을 강화한 6·17 부동산 대책으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전셋값마저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서민들의 주거 안정이 더 위협받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前週) 대비 0.08% 올랐다. 지난해 7월 이후 52주 연속 상승세다. 전셋값은 서울 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전 지역에서 모두 올랐다. 서울 서초구가 0.19%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동구(0.13%), 강남구·송파구(0.11%) 등 강남 4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강북 지역에서는 마포구(0.12%), 노원구(0.11%), 용산구·강북구(0.08%)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경기·인천 지역 전셋값도 오르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 0.17%에서 이번 주 0.23%로 커졌다. 인천은 0.14%에서 0.11%로 상승 폭이 소폭 줄긴 했지만, 오름세는 이어졌다.
전셋값 상승세는 전국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수도권은 지난주 0.12%에서 이번 주 0.14%로, 이 기간 지방은 0.10%에서 0.11%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시도별로는 제주(-0.02%)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의 전셋값이 올랐다. 특히 세종시 전셋값은 전주 대비 0.65%나 올랐다.
문제는 전세난이 내년에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내년부터는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면서 전세 공급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3만6336가구로, 올해 입주 물량(18만7991가구)보다 5만여 가구가 줄어든다. 특히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5021가구로, 올해 입주 물량(4만7447가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2022년 상반기엔 9177가구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경기도의 올해 입주 물량은 12만1900가구였지만, 내년엔 9만4366가구로 3만 가구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전셋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 데다 재건축 아파트 2년 실거주 의무화 등 6·17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며 "초저금리 장기화로 전세 보증금으로 이자 수익을 올리기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이 높아져 전세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임대차 3법' 등을 쏟아내고 있지만, 오히려 집을 살 여력이 없는 무주택자들의 고통만 더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월세 신고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 청구권제 등 더 강력한 규제가 쏟아지기 전에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0년 6월 소비자 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 동향 지수(CSI)는 지난달 96에서 이달 112로 16포인트 급등했다. 이 지수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집값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100보다 크면 앞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가구 수가,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가구 수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 2018년 9월 이후 1년 9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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