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 빠지니 신고가로..강남권 집값 재시동?

2020. 6. 8. 10: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남권 15억원 초과 단지서 신고가 이어져
급매물 쏟아졌던 재건축 단지도 호가 상승
전문가 "본격적인 가격 회복세로 보긴 어려워"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 계약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강화된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사태 등의 효과로 다주택자의 보유세·양도소득세 회피 급매물이 나와 주춤했던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대치래미안팰리스’ 91㎡(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20일 3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6월 이 단지 같은 크기 아파트 실거래가격(25억원)과 비교하면 5억원이 뛰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헤럴드경제DB]

이 매물은 전세를 안고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동일 주택형의 전세가격 호가는 15억~17억원이다. 이 단지 84㎡, 114㎡의 올해 보유세 추산액(만 59세·만 5년 미만 보유 1주택)은 지난해보다 40% 이상 오른 각각 880만원, 1740만원 수준이다. 이를 감당할 만한 능력이 있는 현금부자가 사들였을 것이라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A 공인 관계자는 “대치동 일대에선 지난달부터 문의가 이어지고 서서히 거래도 시작됐다”며 “다주택자 절세매물도 이미 다 소진됐다고 보고 호가를 올린 집주인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엔 이 단지 인근 1동 짜리 아파트인 ‘대치효성’에서도 84㎡가 15억5000만원 신고가를 기록하며 손바뀜했다.

청담동과 논현동, 개포동 등의 단지에서도 잇따라 신고가 계약 건이 나오고 있다. ‘청담2차이편한세상’(84㎡·15억5300만원), ‘아크로힐스논현’(84㎡·19억2000만원), ‘디에이치아너힐즈’(59㎡18억8000만원) 등이다. 모두 지난해 비슷한 층 같은 크기 아파트 실거래건과 비교해 1억~2억원 가량 올랐다.

서초구에서는 ‘반포힐스테이트’(155㎡·33억원), ‘삼성서초가든스위트’(181㎡·26억2500만원) 등이 전고점을 넘어섰다.

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 다주택자 절세용 급매물이 쏟아져 나왔던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도 가격 회복세가 포착된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82㎡는 이달 1일 22억6100만원에 거래돼, 올해 가장 비싸게 팔렸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신고가(24억3400만원)를 찍었다가, 지난해 12·16 대책 영향으로 올 들어 19억~21억원선에서 거래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도 지난 4월부터 5월 초까지 19억원대 급매물을 털어내고, 지난달 12일 20억7500만원에 거래되면서 다시 상승세가 감지된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현재 저층 매물의 호가도 21억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강남권 아파트 단지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12·16대책으로 15억원 초과 초고가 단지에 대한 대출이 막히고, 코로나19 확산, 다주택자의 세금 회피 매물 등으로 한동안 거래가 뜸했지만,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한다. 이달 말까지 양도세 중과 면제를 노린 다주택자의 매물은 이미 시장에 나와 대부분 소진된 반면,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 전셋값 상승 등이 매수심리를 자극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한 중개업자는 "서울 비강남지역의 9억원 이하 단지들이 많이 오르면서 ‘키 맞추기’를 하자, 강남이 상대적으로 싸졌다고 생각하는 매수 희망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첫주(1일 기준) 강남권 아파트값은 모두 오르거나 보합세를 기록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0% 변동률을 기록하면서 10주만에 하락세를 멈췄고, 송파구는 0.06% 상승해 10주반에 반등했다.

다만, 아직 본격적인 가격 회복세로 보기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여전히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가장 큰 변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유동성 자금이 넘치는 상황이어서 올가을까지는 시장이 혼조세를 보일 수 있다”며 “정부가 경제가 어려울 것을 예상해 돈을 풀고 금리도 낮춘 상황이어서부동산만 나 홀로 상승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y2k@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