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지구지정 완료..교통망 '입주 전 개통' 가능할까

2020. 5. 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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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대장 등 신도시 사업 본격화
광역교통 대책은 아직 미확정
선교통·후개발 원칙실현 불확실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 5곳과 준 신도시급인 과천의 지구지정이 완료돼 사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정부가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면서 약속한 ‘선(先)교통·후(後)개발’ 원칙이 지켜질지 관심이 쏠린다.

3기 신도시는 내년 말부터 사전청약제 등을 통해 실제 분양에 나설 예정이지만, 4개 지구는 교통망 구축 ‘첫 단추’인 광역교통개선대책도 아직 확정되지 않아, 입주 시점에 맞춰 교통 인프라가 갖춰지긴 쉽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핵심 교통 대책인 도시철도의 경우 예산 확보와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 등으로 더욱 늦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부천대장 신도시 2만채에 대한 공공주택지구 지정이 완료됨에 따라 남양주 왕숙(6만6000채), 하남교산(3만2000채), 인천 계양(1만7000채), 고양창릉(3만8000채)와 ‘미니 신도시’ 과천(7000채) 등 모든 3기 신도시의 지구지정이 끝났다.

지구지정 확정은 해당 공공주택 사업구역과 사업시행자 등을 포함한 사업 계획이 정해졌다는 뜻이다.

남양주 왕숙1·2지구 등 사업 속도가 빠른 지역은 내년에 사전 청약을 진행하고, 오는 2022~2023년 본 청약을 거쳐, 2025년부터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지구지정 절차가 완료된 만큼 지구계획 수립과 토지보상 등 후속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해 내년부터는 입주자를 모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18년 12월 3기 신도시 발표 당시 아파트 입주 시기에 맞춰 서울로 출퇴근할 수 있는 핵심 교통망을 개통하겠다고 약속했다. 1, 2기 신도시는 아파트 입주 후 한참 지나 광역교통망이 들어서 입주민들의 불편이 컸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처음부터 무리한 목표를 제시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남 교산·과천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은 최근 확정됐지만, 다른 지역은 아직 대책을 수립 중이다. 국토부는 남양주 왕숙은 상반기에 교통개선대책을 발표하고 인천계양과 고양창릉, 부천대장은 연말까지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하남 교산지구의 경우 송파~하남 도시철도를 오는 2028년 개통할 방침이지만 2024년 입주와는 4년 정도의 시차가 발생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규 도시철도 개통 전까지 광역버스 노선 확충과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을 통해 교통 문제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 교통 대책을 보면 버스 노선을 많이 넣지 못하고 물량도 적다”면서 “버스 노선을 충분히 확충해 버스가 편하다는 인식 변화를 만들어야 철도 개통 전 입주민의 불편함이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의영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도시철도 사업은 평가 방식이 복잡해 절차 진행이 쉽지 않다”면서 “1, 2기 신도시 입주민들이 철도 개통 지연으로 불편을 겪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광역 교통망 건설에는 10년 정도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기재부 예비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실시협약 협상, 실시설계 등 절차를 거치면 최소한 완공까지 10년 이상 소요된다.

광역교통망 구축 비용을 두고 지자체 간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두 지자체 이상을 지나는 광역철도는 지자체별로 예산을 나눠 부담한다.

그러나 광역교통법에는 국가·지자체·사업시행자간 비용 분담 비율이 정해져 있지 않아, 사업때마다 협의로 정하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국토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가 이같은 지자체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출범했지만, 강제로 조정할 법적 권한이 없어 한계를 보이고 있다.

유 교수는 “도시철도의 경우 각 지역에서 역을 서로 유치하기 위한 민원이 많아 사업이 지체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예산을 두고 지자체간 협의가 쉽지 않아 사업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공사비 뿐만 아니라 매년 수백억원 이상의 운영비를 놓고서도 지자체간 갈등이 불거질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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