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줄고 현금 넘쳐 '집값 하락' 제한적

2020. 4. 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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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저점이 어디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남 지역에서 20년 이상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한 중개사는 "매수자도 떨어질 것이란 기대에 계약을 쉽게 맺지 않지만, 매도자 가운데서도 급급매가 아니면 가격 하락을 받아들이지 못해 아예 매물 회수에 나서는 이들이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풀린 돈이 주식시장에서 부동산으로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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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당시 미분양 16만가구
현재 3만9500가구 역대 최저
강남 청약 경쟁률 '수백대 1' 열기
무주택 현금부자 규모 실감
공급과잉 아니고 수요기반도 탄탄

부동산 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저점이 어디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보유세 부담이 큰 강남 지역은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시장에 하나 둘 쌓이면서, 시세보다 수억원이 낮은 실거래가 신고가 나타나기도 한다. 현장에선 급락을 기대하며 매수 시점을 미루는 수요자가 많다고 전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낙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별로 일시적 급락이 나타나더라도 추세적으로 10% 이상의 두자릿 수 하락은 어렵다는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20억원짜리 강남 아파트가 1억원 떨어지면 5% 하락이다”면서 “통상 5% 하락세도 폭이 큰데, 두자릿수 하락이 일어나면 그야말로 심각한 (경제)위기”라고 말했다. 때문에 6월 종료가 예정된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시점이 지나면, 저점을 다지고 새로운 그래프를 그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제한적 낙폭’의 근거는 부동산 시장의 잠재 수요 규모와 풍부한 유동성이다.

▶미분양 역대 최저, 수요 기반 탄탄=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수는 3만9500호로 집계된다. 서울의 경우는 112호에 그친다. DB금융투자는 4월 월간 부동산 리포트에서, ▷과거 금융위기 때와 달리 금리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고 ▷실수요를 받쳐주는 미분양 아파트 등이 역대 최저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아파트 가격이 하향 조정되더라도 금융위기 당시와 같이 급락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2013년까지 강남 아파트 가격은 15% 하락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건설부동산 연구원은 “공급과잉도 아니고, 수요 기반도 탄탄한 상황”이라며 “2008년 리먼 사태 당시 미분양 아파트는 16만호로 이 물량 소진에만 5년이 걸렸는데, 현재 미분양 물량은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청약시장에서 외면받던 인천 영종과 검단 지역에서도 분양 열기를 띄면서, 부동산 시장 진입 수요를 방증하고 있다.

이는 1분기 아파트 거래량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1분기 규제(9·13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로 거래량이 급감했던 기저효과가 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1분기 계약일 기준 전국 아파트 실거래량은 16만3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1% 늘었다. 3월부터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전분기 대비 23.2% 감소했지만, 매수 심리 위축이 전년 동기보다 덜 이뤄진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수요 기반이 두텁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반기 ‘풀린 돈’ 부동산 시장 컴백 가능성=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1분기 강남 청약 시장에서의 흥행도 잠재 수요를 입증하는 열쇠다. 지난달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한 신반포 르엘은 1순위 청약에서 124.7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대책에 코로나19 우려로 강남권 아파트 값이 하락 전환한 것과 달리, 청약 시장은 문전성시를 이룬 셈이다. 특히 이 단지는 분양가 9억원 이상으로 중도금 대출이 제한된 상황이라 사실상 무주택 현금부자의 규모를 가늠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저금리 상황에서 풍부한 유동성은 하락세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는 근거다.

강남 지역에서 20년 이상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한 중개사는 “매수자도 떨어질 것이란 기대에 계약을 쉽게 맺지 않지만, 매도자 가운데서도 급급매가 아니면 가격 하락을 받아들이지 못해 아예 매물 회수에 나서는 이들이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풀린 돈이 주식시장에서 부동산으로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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