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규제지속..부동산 거래 줄고 가격 내릴 것"
"지역구 표심공략용 포퓰리즘"
1주택자 종부세 완화 어려울듯
GTX 일부 공약 실현가능성 낮아
3기 신도시 수도권 공급 긍정적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슈퍼 여당’이 탄생했다. 여권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집값 안정을 목표로 추진해온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도 강화될 전망이다.
사실상 국정 운영의 걸림돌이 제거된 여당은 다주택자의 과세와 3기 신도시 건설 및 분양가 상한제 등 기존 정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가 이어진 데다가, 정부의 집값 안정화 대책이 더해지면서 부동산 시장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종부세 완화, 이루기 어려울 것=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완화’는 드물게 여야에서 같이 나온 공약이었다. 총선에서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등 더불어 민주당 지도부가 약속하면서, 미래통합당의 부동산 세제 정책과 모처럼 결이 같았다. 이에 고가주택 실거주 1주택자의 기대도 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사실상 추진이 어렵고, 되더라도 보유세 내 재산세 비중이 높아 효과가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앞서 12·16 대책에 이미 ‘만 60세 이상 1주택자가 고가 주택을 장기보유할 경우, 종부세를 최고 80%까지 공제’하는 안이 포함됐기 때문에 추가적 규제 완화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종부세 완화는 정부와 협의되지 않은 지역구 표심 공략용 포퓰리즘적 공약으로 총선 이후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정책 방향과 달라 당정청 논의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종부세 완화의 핵심인 고가주택 기준 상향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재정확대가 이뤄지면서, ‘세수’ 이슈가 있기 때문에 결정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세금을 결정하는 공시지가 현실화율의 속도와 형평성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공시지가를 어떤 아파트는 68%, 다른 곳은 75% 한국 감정원이 자의적으로 정해서 발표한다”면서 “사유재산에 대한 국가 세금 결정 요인에 대한 자의적 해석은 굉장히 위험한 행정권 남용”이라고 꼬집었다.
▶3기 신도시 건설 탄력…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수도권 주택 공급 핵심 대책인 3기 신도시 건설도 차질없이 추진될 전망이다. 고양 창릉지구 신도시 철회 이슈로 맞붙은 고양정 지역구에서도 여당이 승리함에 따라 정부의 3기 신도시를 통한 주택 공급 방침에 한층 힘이 실렸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조성이 집값 안정 등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신도시 조성 자체는 공급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된다”며 “규제 정책과 동시에 3기 신도시를 어떻게 잘 만들 것인가 보완해서 추진한다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3기 신도시 개발로 인근 지역의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물론 공급이 나올 때에는 일시적으로 떨어지겠지만, 시간을 두고 보면 가치는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집값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양지영 R&C 연구소 소장은 “3기 신도시는 공급 측면에서 시장에서 가장 기대를 하는 대책으로 그 기대감이 이미 집값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경기가 장기 침체되면 대규모 미분양이 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가 계획대로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집값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경제가 어려워지면 부동산 투자를 안하기 때문에 3기 신도시는 미분양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GTX 부풀린 공약, 실현 가능성은 ‘글쎄’=각 지역에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지하철 신설·연장 등 교통망 확충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표심을 얻기 위해 교통 이슈를 주요 공약으로 내건 지역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특히 총 72개 의석이 걸린 인천·경기에서는 60명의 여야 후보가 GTX 관련 공약을 내놨다. GTX 노선이 예정된 곳에선 빠른 사업 진행을, 노선이 지나지 않는 곳에선 변경·신설을 외칠 가능성이 커졌다. 아직 청사진에 그치는 GTX-D노선만 하더라도 부천, 김포, 하남 등에서 여야 후보들이 공통으로 내놓은 공약이었다. 또 주요 정당 후보들이 서울, 인천·경기에서 약속한 신설 지하철역 수만 각각 32개, 101개였다.
전문가들은 쏟아져 나온 교통 공약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으며, 집값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현재 확정된 GTX 노선을 두고서도 개통시기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현 정부에서 다 끝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간 검토되지 않았던 것은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인구감소에 따라 단기적인 국토계획은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동산 시장의 변수는 총선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의 무게감으로 의견이 모아진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의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늦어질 수 있다”며 “특히 강남 고가 주택 시장은 코로나19에 대출규제마저 강력해 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 정책 기조가 안정화에 초점을 맞춘 만큼, 하락기에 추가 규제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조주현 교수도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단절되고 가격이 떨어지는 등 조정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여당이 다수의 힘을 얻은 것과 무관히 정부가 원하는 방향대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성연진·민상식·양영경 기자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범진보 180석' 예언 유시민 "정치비평 그만둔다"
- 사상 초유 '보수 붕괴'..근본 쇄신 없인 '다음 기회'도 없다
- 김종인 "자세도 못 갖춘 정당 지지해달라고 했다..일상생활 돌아갈 것"
- 정 총리 "학교문 여는 것, 보수적인 자세로 신중하게 접근"
- MBC, 나경원·이수진에 "언니 저 맘에 안 들죠"..여성혐오 논란 발언 사과
- 트럼프 "코로나19 정점 지났다..경제 재개 새 지침 내일 발표"
- 진중권 "일본처럼 양당아닌 1.5당체제 온듯"
- 日언론 "여당 압승에 한일관계 개선 어려울 것"
- 文 국정운영·포스트 코로나 '탄력'..지역 양극화는 '숙제'
- [속보]문대통령 "세월호 진실규명 최선..그리움으로 몸마저 아픈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