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강남 집값..'마지막 보루'는 전·월세 수요
전문가들 "당분간 전세 시장 안정..월세 전환 등 임차인 부담 커질 가능성"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정부 규제 여파로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강남권 일부 단지는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혼조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반면 서울 전세시장의 경우 ‘공급자 우위’가 반년 가까이 지속되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강남 집값을 가늠할 수 있는 열쇠 중 하나로 전월세 수요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일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단지 전용면적 84㎡가 22억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전체 5563가구 규모로 잠실 지역 대장주 아파트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같은 면적 기준으로 1월 초 실거래가 20억5000만원을 찍었다가 지난달에는 16억원까지 내려가면서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전세의 경우 이달 리센츠 전용 84㎡가 보증금 10억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정부의 12·16 대책 이후 8억원에서 10억원 사이에서 가격대가 형성되며 변동성은 크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이 단지에서 4월에 이뤄진 7건의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가 5건을 기록한 점도 눈에 띈다. 3월에는 전월세 계약 34건 중 35%인 12건이 월세 계약이었다.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와 정부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안 발표로 현실화한 ‘보유세 폭탄’ 여파 등으로 보유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되는 상황도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권의 다른 대장주 아파트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2월 33억7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지난해 10월 신고가(34억원)에 근접했다가 최근에는 같은 면적이 26억8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강남고속터미널역에 위치한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용면적은 같지만 한강 조망 유무와 위치 등을 고려해 볼 때 두 매물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평가했다. 최근 반포동 인근 주요 대단지 역시 잠실과 비슷하게 전세보증금을 소폭 낮추는 대신 월세 비중을 높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공인중개업계에서는 서울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됐지만 한강 조망과 학군 장점 등을 확보한 ‘우량 매물’의 경우 매매와 전월세 모두 같은 단지라도 시세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권을 찾는 전세 수요 역시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전세 가격이 중심을 잡으면서 흔들리는 매매가격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주간 수급동향 지수’를 보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지난주 전세 수급동향 지수는 105.9로 지난해 10월 이후 반년 가까이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강남4구 매매 수급동향 지수는 88.8로 9주 연속 100 미만을 기록 중이다. 이 지수는 100을 초과하면 공급자 우위, 100 미만이면 수요자 우위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매매 시장과 달리 서울 전세시장은 현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임대차 공급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신혼부부 주택 수요가 감소하고 정비사업도 지연되는 등 수요도 감소했다”며 “매매시장은 가격적으로 전세시장에서 영향을 받고, 여전한 고가주택 규제 등을 감안하면 강남권 전세시장의 변동성은 크지 않을 전망”고 전망했다.
다만 함 랩장은 “3월부터 서울 경기 주요 지역의 매매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며 “거래위축이 본격적인 가격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당분간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우려로 강남권 등 국지적으로 전세 물건이 부족한 지역이 늘고 있어 전세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고 이런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보유세 부담으로 집주인들이 세금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기 위한 반전세·월세 등의 계약 형태가 늘어날 수 있어 임차인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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