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난 위험 주택 12만2000가구..전세보증보험 보증 범위 확대 등 대책 필요"
[경향신문] 전셋값 하락으로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를 겪을 위험에 노출된 주택이 전국에 12만2000가구 가량으로 분석됐다. 아파트 전세보증보험 보증범위 확대 등 세입자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연구원이 15일 발표한 ‘주택 역전세 현황과 임차인 보호를 위한 정책개선방안’ 보고서를 보면 올해 2분기 기준 전국 전세 주택의 33.8%에서 직전 계약보다 전세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계약보다 전셋값이 떨어진 경우는 수도권(33.7%)보다 비수도권(34%)에서 많았다.
광역시도별로는 울산이 82.9%로 전셋값 하락 주택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반면 전남은 5.5%로 전셋값 하락 주택 비중이 가장 낮았다. 주택유형별 전셋값 하락율은 아파트와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가 각각 37.4%, 25.7%, 18.5%였다.
역전세 위험 노출 주택을 산출하는 분석은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전월세 보증금이 3400만원을 초과하는 196만 가구 주택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차입 가능 규모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했다. 전세계약 만료로 재계약 또는 신규계약이 체결될 때 전셋값이 현재보다 낮은 경우 집주인이 금융자산이나 차입을 통해 보증금을 상환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연구원은 전세보증금 하락률을 연 1%씩 조정하며 최종 연 15%까지 시나리오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분석을 진행됐다. 그 결과 역전세 위험 노출주택은 전세값이 1% 하락했을 때는 약 12만 가구, 15% 떨어졌을 때는 약 16만 가구로 산출됐다.
올해 6월 기준 전국 전셋값은 2.3% 하락해 역전세 위험 노출주택은 12만2000가구로 집계됐다. 연구원은 역전세 위험 노출 주택을 집주인이 보유한 금융자산 외에 추가 차입을 받아야 해 전세보증금의 차액을 만기일에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역전세 위험 노출 주택은 분석 표본의 0.62%로 비중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역전세 위험은 전셋값이 하락할 때마다 나오는 문제다. 전셋값이 떨어지기 시작한 시점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2017년 10월 이후 지방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4월이 기점이었다. 연구원은 “현재 전세가격 하락세는 전국적인 현상”이라며 “하락률 폭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큰 상황으로 2004년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던 시기와 유사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입자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지혜 책임연구원은 “아파트에 대한 전세보증보험 보증범위를 확대해 세입자 대부분이 보증금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며 “공공성을 가진 보증금 위탁 기관을 설립하고 의무가입대상 설정을 위한 기준 등을 마련해 전세보증보험 의무가입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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