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됐지만.. 공공택지 '분양가 적정성' 논란

송파호반써밋·과천푸르지오벨라르테 등 삭감 통보
업계 "일방적 분양가 책정" 불만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이미 상한제를 적용한 공공택지에서 분양가의 적정성을 둘러싸고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송파구청에 따르면 송파구 분양가심사위원회는 최근 '송파 호반써밋' 1·2차의 3.3㎡당 평균 분양가를 각각 2204만원과 2268만원으로 결정해 호반그룹측에 통보했다. 지난 4월 같은 위례신도시 송파 권역에서 분양한 계룡건설의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에 대해 송파구가 평균 분양가로 통보한 3.3㎡당 2179만원에 비해 소폭 오른 것이다.

하지만 호반 측에서 당초 1차의 평균분양가를 2460만원, 2차의 경우 2500만원으로 심의를 신청한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는 크게 깎인 수준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해당 택지의 분양 가격 자체가 높은 편이고 지난달 기본형 건축비도 오른만큼 위례리슈빌보다는 높게 책정된 측면이 있다"면서 "호반의 초기 분양가는 다소 높다고 심의위원회에서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분양가는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한 금액에 적정 이윤을 더해 책정된다.

2016년 해당 용지 분양 당시 서울주택토지공사(SH공사)에서 정한 택지비는 ▲A1-2블록(1차) 2756억원 ▲A1-4블록(2차) 2948억원 ▲A1-6블록(송파 위례 리슈빌) 2050억원이었다. 북위례 지역에서는 이 세 곳만 민간분양 주택용지로 배정됐다. 지난 9월에는 기본형 건축비 상한액이 3.3㎡당 645만원에서 651만원으로 1.04% 오르기도 했다.

업계에선 '일방적으로 분양가 책정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근 단지보다 인상 요인이 명확한데도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해할 수 없는 분양가 삭감 통보가 자주 이뤄진다"고 전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다른 방법을 찾으려 해도 정부에서 결국 다시 규제하니 끝내 울며 겨자 먹기로 분양하게 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분양가 심사를 둘러싸고 지자체와 건설사 의견이 갈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 경기 과천시 지식정보타운에 '푸르지오벨라르테'를 공급하는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과천시에 분양가 재심의를 신청했다. 컨소시엄 측은 3.3㎡당 평균 2600만원을 주장하는 데 비해 과천시 분양가심사위는 2205만원을 통보했다. 컨소시엄은 '원가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입장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