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6개월 유예+洞 단위 핀셋 지정..시장 혼선 줄이나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단지 중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단지에 한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6개월간 미뤄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관리처분인가를 받았지만 입주자 모집 단계에 이르지 못한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분양가상한제 시행령을 시행한 이후 6개월의 유예기간을 적용받아 분양가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2일 정부에 따르면, 이달 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령 개정작업을 마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단지들은 내년 4월까지가 시한을 확보하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기획재정부 등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최근 부동산 시장 점검 결과 및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 뒤 6개월 안에 입주자 모집공고만 마치면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벗어난다.
또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동(洞) 단위'로 지정키로 했다. 집값 상승 우려가 큰 지역을 시·군·구별로 쪼개 살핀 뒤, 일반분양 예정 물량이 많거나 분양가상한제를 회피하려는 지역의 경우 '동(洞) 단위'로 핀셋규제해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으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세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주택금융공사 등에서 제공하는 전세대출 공적보증을 제한한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임대업·주택매매업을 하는 개인사업자나 법인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적용키로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관리처분인가 단지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 기간을 6개월 유예한것과 동 단위로 핀셋 규제에 나서면서 시장의 혼선이 보다 최소화되고,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가 소폭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달 말 분양가 상한제 관련 시행령 개정이후 6개월 이내(대책발표부터 약 7개월) 입주자 모집 공고를 신청하면 상한제 적용 제외함으로서 주택시장의 혼선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이 보인다"며 "특히 분양가 상한제관련 입법은 마무리하더라도 시행은 투기과열지구 전역을 하기보다 과열양상을 띠는 특정 동(洞)단위로 지정하면서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 랩장은 "이번 정부 발표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사유제한 침해와 공급축소 우려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핀셋규제와 속도조절 양상이 뚜렷해졌다"며 "투기수요를 차단할 전매제한과 거주의무기간 확보 등 정책을 보완하되, 관리처분 기인가단지는 6개월 내 분양조건으로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는 덜어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집값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인한 공급위축이 발생할 여지는 남아 있다. 최근 미·중무역분쟁 장기화와 일본 경제보복 영향 등으로 경기둔화 가능성이 고조되며, 정부가 일단 이달 말까지 민간택지 분상제 관련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완료하되 정확한 제도의 시장 적용 시기를 유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함 랩장은 "저금리가 이어지는 분위기에 분양가상한제의 효과가 서울 집값 하락으로 바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비사업의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제도 시행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선에서 제도를 운영할 목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재건축·재개발 관리처분인가 단지는 분양가상한제 6개월 유예를 줌으로써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는 입주자모집공고일을 앞당기게 되고, 밀어내기식 분양으로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그러나 서울 주요 입지를 갖춘 단지는 물량이 많다고 해서 미달이 되는 등의 영향은 주지 않는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결과적으로 새 아파트 공급 감소와 새 아파트의 희소성이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수요 억제책만 내놓고 있다. 수요 억제책이 결과적으로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며 "지금의 집값 상승의 근본적인 문제인 단기적으로는 매물부족, 장기적으로는 공급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해야하고, 서울 등 주요지역에 공급을 늘릴 고민을 해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서온기자 summer@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아이뉴스TV에서 부동산 고수를 만나보세요.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중은행들 제2의 DLF 사태막기 안간힘..부랴부랴 고위험상품 판매 정비 돌입
- KDB생명 '찬밥 신세'..투입금액 1조2500억인데 매각가격은 5000억
- [마감시황] 코스피, 美 제조업 위축에 2030선까지 후퇴
- [2019 국감] 기업은행 직원이 고객돈 23억 빼돌려 가상화폐 투자·생활비 사용
- "생활고 때문에"..부인·아들·딸 3명 살해한 뒤 자해한 30대 가장
- 무신사 스탠다드, 여의도 IFC몰에 '풀 라인업' 매장 입점
- 발렌타인 40년 마스터클래스 컬렉션 '더 웨이팅' 출시
- 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마무리…단체교섭 조인식
- 이재명 "기업인들, '尹 정부 보복' 걱정에 말도 못해"
- 블로믹스, '테일즈런너RPG' 사전 공개 서비스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