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경제 규모 161조원..박근혜 정부 지하경제 양성화 실패?

2016. 9. 19. 16: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현 정부 양성화 공약까지 했지만
여전히 OECD국 중 가장 높은 수준
조세회피 규모도 55조원 달해

지하경제 양성화와 과세지표 투명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지하경제 비중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오이시디·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김종희 전북대 교수(경제학)는 최근 발표한 ‘조세의 회피 유인이 경제성장과 조세의 누진성,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논문에서 1995~2014년 오이시디 소속 26개 국가의 국내총생산 대비 지하경제와 조세회피 금액 비중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의 지하경제 비중은 20년 평균 10.89%, 조세회피 비중은 3.72%로 분석됐다. 2014년 국내총생산이 1486조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지하경제 규모는 161조원, 조세회피 규모는 55조원으로 추산된다.

김 교수의 논문은 지하경제 비중에 대한 국제 비교도 함께 내놨다. 내용을 보면, 한국의 지하경제와 조세회피 비중은 오이시디 다른 회원국들에 견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먼저 한국을 제외한 오이시디 25개국의 지하경제 비중은 지난 20년 평균 7.66%였다.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주요 7개국 평균은 6.65%로 한국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조세회피 비중도 높은 편이었다. 한국을 제외한 오이시디 25개국 평균 2.86%, 주요 7개국 평균 2.21% 수준이었다. 한국보다 지하경제 비중이 큰 나라는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동구권 나라들과 이탈리아, 그리스 등 ‘재정 후진국’ 정도뿐이었다.

논문을 보면, 1995년 당시 국내총생산의 13.96%에 달했던 한국의 지하경제 비중은 점차 감소해 2009년 8.5%로 최저치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10% 안팎에서 정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2008~2009년 지하경제 비중이 크게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1990년대 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 등 정책을 펼쳤고, 2000년대에도 신용카드 활성화 등 과세 투명화 노력을 이어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예 ‘지하경제 양성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김 교수 논문에 나타난 지하경제 비중의 최근 추이로 볼 땐 의미있는 성과가 달성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에 대해 안종석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많은 경제 활동이 음성적으로 이뤄졌던 이전과 달리 경제 전반의 투명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지하경제 규모의 미시적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가 내놓은 지하경제의 상대적 규모 추정치는 기존 분석들에 견줘볼 땐 낮은 수준이었다. 앞서 지하경제 분석의 전문가로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교수는 2012년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를 국내총생산 대비 26.3%로 분석한 바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2010년 17% 수준이라는 분석치를 내놓은 바 있고, 현대경제연구원도 2013년 23%라는 분석치를 제시했다.

지하경제란 국민의 경제활동 가운데 세정당국 등 정부의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모든 ‘음성적인 경제활동’을 의미한다. 가사노동부터 불법적인 경제활동까지 광범위하다. 이에 조세재정연구원은 2011년 ‘지하경제의 규모 추정’ 보고서에서 “지하경제 규모를 추정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으나, 실제 지하경제 규모는 입증이 불가능하다”며 “지하경제의 절대적인 규모를 추정하기보다는 변화 동향과 변화 요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29살? 39살? 대한민국 ‘청년’은 몇 살까지입니까
경주서 4.5규모 여진…‘야자’ 학생들 긴급 대피
암에 걸린 후배 해직 기자를 바라보며
[화보] 사진으로 보는 아이돌 20년
[화보] 경주 5.8 지진 피해 현장

▶ 발랄한 전복을 꿈꾸는 정치 놀이터 [정치BAR]
▶ 콕콕 짚어주는 [한겨레 카드뉴스][사진으로 뉴스 따라잡기]
▶ 지금 여기 [오늘의 사설·칼럼][한겨레 그림판][정훈이 만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