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절벽]개소세·임시공휴일 '반짝효과'..지표 다시 '추락'

최경환 기자 2016. 8. 1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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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정기 세일 기간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이 비교적 한산한 표정이다. 2016.7.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세종=뉴스1) 최경환 기자 = 유일호 경제팀이 구사한 내수 기반 경기활성화 대책이 표류하고 있다. 세금을 깎아도, 휴일을 늘려도, 지원금을 풀어도 소비는 반짝 반응할 뿐 본격적인 내수 진작의 기운은 찾기 힘들다.

15일 기획재정부, 통계청 등에 따르면 7월중 소비자심리지수는 101로 기준치 100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105를 기록한 이후 하락추세가 계속됐다. 올해 초엔 99를 기록, 메르스 사태 때 수준(98)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정부가 개소세 인하, 임시 공휴일 지정, 면세점 세일 행사 등 내수 부양을 위한 정책 수단을 동원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가 좋아지려면 소득이 늘어야 하는 상황인데 경기가 안좋다보니 구매력이 늘어날 방법이 없다"면서 "소비절벽 이야기하는 건 정부가 소비진작 위해 개소세 인하, 금리인하 등 여러 정책을 내놨는데 그게 한시적이었기 때문에 하반기 소비를 상반기로 앞당긴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하는 말"이라고 했다.

이어 "이 조치가 연장되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모습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면서 "기본적으로 소득이 뒷받침되면 큰 문제 없겠지만 하반기 전반적 경기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볼 때 소비가 상반기만큼 좋아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정책효과가 아주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일시적이라는 점이 문제다. 개소세 혜택이 종료되는 6월중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동월비 8.9%로 매우 높았다. 그러나 승용차 판매가 19.9%로 늘어났기에 가능한 수치였다. 승용차 내수판매량(전년비)은 올 3월 18.9%, 4월 5.8%, 5월 20.8%, 6월 24.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또 지난해 6월 메르스 여파로 극도의 소비위축이 있었던 기저효과도 있었다.

올 상반기 일부 지표의 상승은 승용차 판매와 기저효과로 인한 '착시'에 가깝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개소세 인하 종료로 인해 승용차 판매 하락이 시작됐다. 7월 국내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10.5% 감소했다. 5, 6월 각각 20.8%, 24.1%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소매판매(전기대비)도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올초 반짝 좋아졌지만 여세는 이어지지 않았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2/4분기, 3/4분기 각 0.7%, 1.3% 수준에서 지난해 4/4분기, 올해 2/4분기 각 2.7%로 일시 회복됐다. 그러나 5월과 6월 0.8%, 1.0%에 그쳤다.

지난해 5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소매판매가 일시 증가했으나 최근 증가세가 둔화됐다. 카드승인액은 지난 1, 2월 각 15.8%, 14.2% 증가세를 보였다가 3월 13.9%, 4월7.2%, 7월 9.1%로 다시 떨어지고 있다. 5월과 6월 메르스 기저효과로 22.7%, 12.9% 반짝 상승하다 다시 꺾인 것이다.

정부가 가장 즐겨쓰던 내수부양책인 부동산 대책도 올해는 어렵다. 가계대출 증가 우려 때문이다. 올초 가계부채 종합대책 시행 이후 부동산 시장이 둔화되고 있다.

상반기 전국 주택가격은 전년말 대비 0.39% 상승했으나 상승폭은 지난해 2.10%에 비해 1/5 수준으로 축소됐다. 전세가격은 오를대로 올라 상향 안정되는 추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대비 전세가 비율은 지난 6월 기준 75.4%로 38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76.6%, 5개광역시 73.7%, 기타지방 74.5%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 때문에 정부도 하반기 내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우리 경제가 2%중반대 성장을 유지하는 것도 내수부양을 위한 정책 효과 때문"이라며 "승용차 개소세 인하 등 정액효과가 종료되면 내수 회복세가 제약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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