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출, 부동산·임대업에 몰려..실물경제 기여 제약"

조현아 2016. 5. 3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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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보고서, 생산유발 낮은 산업과 연계성 심화
가계대출증가도 금융업의 실물경제 파급효과 제약 요인
"금융서비스 편중 현상 완화해야", "산업 자금지원 이뤄져야"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금융권의 기업대출 등이 부동산·임대업이나 도소매업 등 일부 서비스 업종에 편중되면서 실물 경제에 대한 파급효과가 제약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금융권의 가계대출 확대가 소비제약으로 이어질 경우에도 생산유발효과를 떨어트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1일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비은행분석팀 김경섭 과장·정상범 조사역이 분석한 '국내 금융·실물 부문간 연계구조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이 부동산·임대, 도소매업 등 주로 생산유발효과가 낮은 산업과의 연계성 심화로 실물경제 기여도를 제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금융산업의 전 산업에 대한 중개부문 중 도소매, 음식숙박, 부동산 관련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 23.7%에서 2013년 34.2%로 확대됐다. 이로 인해 산업 전체에 대한 금융산업의 '전방연쇄효과'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산유발효과가 높은 제조업의 전방연쇄효과는 2000년 0.45에서 2013년 0.38로 떨어졌다.

전방연쇄효과는 금융산업의 부가가치가 1단위 증가할 때 전산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금융권에서 특정업종에 대한 기업대출로 산업 전체에 얼마만큼의 생산유발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보여준다. 한마디로 금융권에서의 부동산 임대 등 일부 업종에 대한 대출 확대가 산업생산을 제약시켰다는 얘기다.

만약 부동산 임대업에 투입된 금융서비스를 0~100% 줄이는 대신 제조업이나 다른 서비스업 등으로 재배분 할 경우 산업 전체에 대한 생산유발액은 128조7000억원(2013년 기준)에서 146조4000억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증가도 금융산업의 실물경제 파급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가계대출 증가로 금융비용 부담이 10% 상승해 소비위축이 발생할 경우 산업생산은 최대 0.22%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금융산업의 생산제한 효과는 카드사나 증권사 등 비예금취급기관보다는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중심의 자산 운용을 확대하고, 기업대출 부실 우려 등으로 산업자금 중개 기능을 축소시킨 영향이다.

김경섭 과장은 "생산유발효과가 낮은 일부 서비스 업종으로 금융서비스가 편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고, 생산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부문으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산업은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 유의하면서도 기업 여신심사 역량 강화 등으로 산업생산 자금지원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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