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대책 한달, 서남권 거래량 증가..잘사는 강남권 '활짝'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두 번째 부동산 대책인 8.28 전월세 대책이 발표된 지 한달. 8.28대책은 과거 4.1대책 발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실수요자들의 매수 움직임이 커지면서 저평가되어 있는 서남권 중심으로 거래량과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또한 투자수요가 많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역시 가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4.1대책 때는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호가가 올랐다면, 8.28대책 이후에는 강남권과 더불어 서남권의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리서치 전문업체 리얼투데이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25일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2808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의 거래량 2125를 넘어서 32.1%가 증가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같은 기간 매매 증가량이 많은 5개 자치구 중 4곳이 모두 서남권에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금천구. 금천구는 지난해 9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39건에 불과했지만, 올 9월에는 85건으로 무려 118%가 증가했다.
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남권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약속과 함께 롯데건설의 금천구 독산동 옛 육군 도하부대 부지 복합개발단지 개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천구에 이어 역시 서남권에 속하는 구로구가 9월 한달 간 182건으로 지난해 9월 99건보다 84%가 증가했다. 이어 △성동구 95건(69.6%↑) △ 동작구 127건(69.3%↑) △강서구 160건(68.4%↑) △광진구 61건(64.9%↑) △강북구 62건(63.2%↑) △강동구 158건(58%↑) 등의 순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9월 한달 간 서울시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노원구로 308건이 이뤄졌고, 이어 송파구 186건, 구로구 182건, 성북구 181건, 강서구 160건, 강동구 158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거래량 증가로 급매물이 빠지면서 호가도 상승세다. 금천구 독산동 중앙하이츠빌 전용 84㎡는 8월 3억2000만원에서 3억45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고, 구로구 구로동 삼성래미안 전용 78㎡는 8월 4억2000만원에서 4억4500만원까지 뛰었다.
최근 재건축추진위원장을 뽑고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103㎡은 여름철 10억 원 전후이던 호가가 최근 11억 원까지 뛰었다. 재건축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은 강남 개포지구도 호가가 많이 올랐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35㎡도 한 달 새 2000만~4000만원 오른 5억7000만~5억9000만원까지 나왔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도 동남권과 서남권 중심으로 높았다. 한국감정원 9월 9일 주간별 시세 변동률에서 서울이 0.13%가 오른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권은 동남권으로 0.27%가 올랐고, 서남권은 0.21%가 올랐다. 강남권은 재건축 아파트의 사업추진이 속도를 내고 있는데다 8.28대책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가격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동북권은 0.05%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도심권과 서북권은 각각 -0.12%, -0.10%가 떨어졌다.
자치구별로 같은 기간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송파구로 한 주간 0.40%가 올랐다. 이어 △강남구 0.38% △중랑구 0.37% △동작구 0.33% △영등포구 0.29% △강서구 0.28% △관악구와 강서구 0.19% △금천구 0.16%가 올랐다.
이와 관련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8.28대책이 저금리의 신모기지 등으로 전세 수요를 매매로 전환시키기 위한 실수요 중심의 정책이 주를 이뤘다"면서 "따라서 개발호재가 든든한 반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서남권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고, 대기수요가 많고 재건축 사업 추진이 원활히 진행돼 투자메리트가 높아진 강남권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정상래 객원기자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