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들, 공포 전셋값에 '좌불안석'
2009년부터 이후 지속적으로 전셋값이 치솟아 이른바 '공포 전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세입자들이 불안해 한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 상품'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아 보인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통상 전세계약이 만료되기 한두 달 전에 전셋집을 알아보던 세입자들이 최근에는 이보다 수개월 앞당겨 움직이고 있다.
벌써부터 연말이 만기인 전세물건을 찾는 세입자들이 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시기의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초 전세계약이 만료되는데 벌써부터 전셋집을 알아보는 세입자들도 더러 있다"면서 "전세난이 2009년 이후 매년 지속되다 보니 몇 개월 앞서 움직이는 현상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세입자들이 심리적으로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 상품'이 주택기금을 통한 근로자 서민 전세자금 지원대상(부부합산 5000만원 이하)에 해당하지 않거나 대출한도(1억원)가 작아 최근 전셋값 상승으로 어려운 무주택 서민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 상품의 실효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련의 전셋값 상승은 전세 물건이 부족해 나타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직접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상품 출시에만 급급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전세금을 주택담보대출로 받는 집주인에 대해선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금융회사가 자율 적용토록 하고, 60%로 제한된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70%까지 완화해주기로 한 만큼 집주인들의 참여가 높아지는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가 되레 전셋값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효과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제도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강태욱 하나은행 PB사업부 부동산팀장은 "전세가 있어야 전세대출 상품의 의미가 있는데, 현재는 전세물건 자체가 거의 없다"면서 "이는 실제 현장과 거리가 먼 탁상행정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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