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행정 부동산 대책..목돈안드는 전세대출 등 '감감무소식'
박근혜 정부가 야심차게 내걸었던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대책이 탁상행정으로 판명나고 있다.
11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과 하우스푸어대책인 보유주택지분매각제도의 시행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놨을 때부터 부동산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못한 대책이라고 지적됐던 것들이다.
집주인이 자신의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세입자의 대출금리를 낮추는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의 목돈 안드는 전세상품은 감감무소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가운데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의 상품을 개발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에 나왔던 전세대출 상품과 전혀 달라 유관부처 간 협의할 내용이 많고 복잡하다"면서 "일단 수요가 어느정도 보장된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부터 먼저 출시한 뒤에 논의하겠지만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하우스푸어 대책중 하나인 '보유주택지분매각제도'도 마찬가지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지분매각제도와 관련해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3개월 이상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제때 못한 연체 차주의 지분을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일부 사들여 하우스푸어가 집을 경매에 넘기지 않고 임대료만 캠코에 내고 그대로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취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택 소유에 대한 욕구가 강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일부지만 주택을 판다는 것이 집주인에게 상당한 부담감이 될 수 있는데 하우스푸어들이 주택지분을 할인 매각하도록 충분한 유인을 제공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 부동산 정책은 공약 발표 당시부터 실효성과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에 휩싸였었다.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의 경우 전세수요자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위해 제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릴 유인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집주인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집주인이 감면받는 재산세액은 수도권은 최대 3만원, 기타지역은 1만8000만원에 불과해 추가 혜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부동산시장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지분매각제도 역시 집에 대한 소유욕이 강한 한국인의 정서와 맞지 않을 뿐더러 국민 세금으로 금융기관의 부실을 털어준다는 비난이 있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집이 없는 계층을 포함한 국민 전체의 세금으로 집을 가진 일부 계층에 도움을 주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가 하는 것이 논란이 될 수 있고, 금융기관들이 애초에 대출자들의 상환 능력, 담보 주택의 가치 등을 보다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고 돈을 빌려준 뒤 대출이 부실화되자 정부 정책에 힘입어 손을 털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13일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의 전세 보증상품안을 내놓는다.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인 '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은행에 담보로 넘겨 대출금리를 내리는 방식이다. 보증상품안에는 보증한도, 보증비율 보증수수료 등이 포함되며 은행들은 이를 기초로 이달 말~내달 초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보증한도는 기존 전세자금 대출 한도에 비해 두 배로 확대되고 보증수수료는 0.2% 정도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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