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수요 없는 재개발 지분, 어쩌나

지영호 기자 2012. 3. 2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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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구역별 차별화·관망세 뚜렷..사업추진 속도 따라 선별투자를

[[머니위크]구역별 차별화·관망세 뚜렷…사업추진 속도 따라 선별투자를]

재개발 지분가격이 약세로 돌아선 이후 두달 연속 하향세를 걷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기준 서울의 3.3㎡당 지분가격은 2449만원이다. 지난해 12월 2522만원을 기록한 뒤 올해 1월(2454만원) 큰 폭의 하락세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간 뉴타운 내 재개발 지분가격은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견고한 움직임을 보였다. 2008년 7월 2596만원을 기록한 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하향세를 유지하면서도 2009년 7월 2431만원으로 떨어진 게 최저점이다. 2010년 7월 2515만으로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한 뒤 지난해 7월에는 2616만원을 찍었다.

3월 지분가격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점을 갱신할지도 관심이다. 재개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최근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최저점에 18만원 차이로 근접한 것이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의 규제강화가 계속되는 반면 분양가상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 쟁점 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지지 못한 점도 하락세를 막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서울시의 뉴타운 신정책구상이 발표된 이후 시장 내 우려감이 커지면서 급매물에 대한 수요도 자취를 감추는 등 지분가격 약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구조조정 대상이 사업초기단계에 한정된 만큼 과도한 침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전반적인 투자유입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재개발 지분과 관련해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심리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분 거래 '썰렁', 사업 추진 '스톱'

서울시의 뉴타운 대책이 발표된 이후 투자자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우왕좌왕'이다. 부동산114가 해당 회원사 중개업소에 문의한 결과 신규 투자자 문의는 끊긴 반면, 사업진행 향방을 묻는 기존 투자자의 상담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하락을 우려한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호가가 하락한 곳이 대부분이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저가 급매물은 매수수요가 없어 지분가격 약세로 이어졌다.

사업 단계별로 주요 사업장을 살펴보면 서울의 경우 구역지정 단계는 성북구 성북제2구역, 돈암동 돈암제6구역, 관악구 봉천동 봉천제13구역, 강북구 미아동 미아2재정비촉진지구,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4재정비촉진구역 등에서 지분거래가 끊겼다. 추진위 단계에서는 성동구 금호동 금호제23구역, 마장동 마장제2구역 등에서, 조합설립인가 단계는 은평구 대조동 대조제1구역과 불광제5구역 등의 사업장에서 거래와 사업 진행이 '올스톱' 됐다.

경기도의 경우 구역지정 단계는 안양시 석수동 아랫마을지구 등에서, 추진위 단계는 안양시 박달동 박달1동사무소주변지구와 고양시 관산동 관산1-1구역 등에서, 조합설립인가 단계는 수원시 지동 115-11구역에서 재개발 지분거래를 찾기 어려웠다. 인천은 추진위 단계의 부평구 삼산동 삼산2구역과 조합설립인가 단계의 남동구 간석동 백운주택1구역 등에서 사업진전이 더뎠다.

수도권 전반의 재개발 투자는 서울시 대책발표 이후 침체됐다는 게 중개업소의 공통된 의견이다. 사업초기단계의 구역 대부분에서 거래가 멈췄고,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사업 진척도 더디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사업시행인가 이후의 사업장도 전반적인 시장침체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다만 가격하락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모습이어서 사업단계에 따른 구역별 차별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 의지 따라 추진 속도 결정

이달 들어 서울시는 뉴타운, 정비사업 신정책구상의 후속조치로 각 구역의 현장에서 문제를 진단하고 수습할 '주거재생지원센터' 민간전문가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시의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 1300개 구역 중 조정관이 나서야 할 갈등조정 대상구역은 준공이전 단계로 분류된 866개 구역이다.

갈등해결이 목적인 조정관이 찾아간 현장은 종로구 옥인1구역, 종로구 창신숭인지구, 용산구 한남1구역, 동대문구 제기5구역, 성북구 성북3구역, 영등포구 신길16구역 등 6개 구역이다. 서울시는 40명의 조정관을 100명으로 늘리고, 파견 대상 구역도 4곳이 늘어난 10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추진 여부는 조합원의 의지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조합원들의 동의 비율에 따라 구역해제 여부가 결정될 뿐만 아니라 불확실성 변수가 노출된 상황에서도 조합원들의 추진 의지가 높아야 원활하게 사업이 진행된다.

투자자들은 투자에 나서기 전 조합과 조합원들의 사업진행 분위기를 체크하는 것이 필수다. 해당 구역의 내부 분쟁 요인이나 갈등 요소를 사전에 점검해야 진행속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시행인가 이후 단계는 서울시의 구조조정 대상이 아니므로 추진 속도에 큰 변화를 맞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시행인가를 통과하면 건설 규모 및 예상분양가 등의 수익성과 관련된 내용들이 대부분 구체화되므로 불확실한 요인이 제거된 상태다. 사업 막바지 단계에 이르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려는 조합원들의 의지가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서울시와 국토부가 뉴타운 정비대책을 놓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투자자의 관망심리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윤 연구원은 "재개발 지분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사업 수익성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보다는 사업단계에 따른 추진 속도와 감내할 수 있는 추가부담금 등을 고려한 선별적인 투자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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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영호기자 tellme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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