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안오르는 '버블세븐'.. 여전히 '침체의 늪'
5년간 상승률 2%대… 수도권 평균 10분의 1 그쳐지역·면적별 양극화 현상… 전세값은 27%나 올라 대조강남권 재건축도 작년 수준 평당 3000만원대로 주저앉아
[세계일보]
부동산 가격 거품의 진앙지로 지목된 '버블세븐' 지역 집값 상승률이 최근 5년간 2%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수도권 평균 집값 상승률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더딘 경기 회복과 서울 용산 등 신흥 부촌 등장이 약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또 부동산 시장의 척도로 여겨지며 한때 3.3㎡당 4000만원대를 훌쩍 넘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수준인 3000만원대 초반으로 주저앉는 등 거래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06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 강남·서초·송파·양천, 경기 분당·평촌·용인 7곳의 아파트 매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상승률이 2.39%에 그쳤다. 이들 7곳은 집값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2006년 당시 정부가 "집값 급등 지역 중에서 유독 가격에 거품이 많다"고 지목해 '버블세븐'으로 불렸던 지역이다.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 변동률은 같은 기간 수도권 전셋값 변동률(29.25%)과 매매가격 변동률(20.07%)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5년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그러나 지역별, 면적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버블세븐 중에서도 서초(14.41%)와 강남(6.15%), 평촌(6.42%)에서는 비교적 집값이 많이 오른 반면 분당(-9.81%)과 용인(-6.01%)에서는 거품이 많이 빠졌다.
일종의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 것인데, 면적별로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는 5년 만에 10.86% 올랐지만 같은 기간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는 가격이 3.64% 떨어졌다. 전용면적 85㎡ 이하와 초과 아파트에서 가격이 모두 상승한 지역은 서초와 강남 2곳에 불과했다.
반면 버블세븐 지역의 전셋값 변동률은 같은 기간 26.95% 올라 매매가격 변동률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고가 주택이 몰려 있는 버블세븐 지역의 매매가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며 "부동산 침체와 용산, 판교 등 신흥 부촌의 등장으로 과거에 비해 버블세븐의 의미가 퇴색했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등 '강남 4구'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3390만원으로 지난해 12월 3392만원보다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재건축 아파트는 통상 집값 상승 초기에 가격 오름세를 주도하는 시장인 점을 감안할 때 집값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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