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아파트 전셋값 '꿈틀'

2010. 8. 1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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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동작·광진·강남구 등최근 대규모 입주물량 없고교통여건 좋아 수요자 몰려일부는 대출 받아 매수 고민도

#1. 서울 광진구 구의동 H아파트 85㎡형에 전세로 거주하는 회사원 이모(33)씨는 오는 12월 전세 만료 기간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2년 전 1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했지만 지금은 2억원으로 전셋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살고 있는 집값이 4억원선"이라며 "전세 계약을 연장할지, 대출을 받아 아예 사는 게 나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2. 오는 11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회사원 한모(37)씨 역시 전셋값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부부 모두 직장이 서울 강남권에 있어 인근에서 소형 아파트 전세를 구하려고 했지만 최초 예상한 1억5,000만원의 예산으로는 마땅한 집을 구할 수 없어서다. 그는 아파트 대신 송파구 잠실 근처에서 다세대주택(빌라)를 전세 계약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소형 아파트 전셋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각종 규제 속에 매매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1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공급면적 100㎡형 이하 소형 아파트의 전셋값이 두드러지게 상승하고 있는 곳은 영등포구ㆍ동작구ㆍ광진구ㆍ강남구 등이다. 이들 지역은 최근 대규모 입주물량이 거의 없었고 상대적으로 교통여건이 좋아 전세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영등포구의 경우 지난주 66㎡형 이하 소형아파트의 전셋값이 0.85%나 올라 전세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9호선 당산역을 이용할 수 있는 당산동 '강변 삼성래미안' 79㎡형의 전셋값은 2억~2억3,000만원선으로 올 초와 비교해 1,000만~2,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인근 M공인의 한 관계자는 "지하철 역이 가까워 실수요자가 몰리는 편"이라며 "요새는 무주택자들이 청약통장을 아끼고 전세를 찾는 분위기라 물건이 부족한 편"이라고 전했다.

지하철 9호선의 수혜지역인 동작구 일대 소형아파트도 강세다. 노량진동 우성아파트 83㎡형은 올해 초 1억6,000만~1억7,000만원선이던 전셋값이 최근 1억8,000만원 수준까지 모두 올랐다.

이 밖에도 교육여건이 비교적 우수한 강남구나 광진구 등도 대형 아파트 전셋값과는 달리 실수요자 위주의 소형 아파트는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주 135㎡형 이상 아파트는 최고 0.07% 하락했지만 99㎡형 이하 아파트는 0.09% 올랐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소형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이며 아예 매수 대기 수요로 돌아서는 사례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며 "전셋값 오름세가 매매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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