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투자 잠잠..빌라·땅 활기

2009. 11. 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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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에 사는 김진일 씨는 최근 송파구 송파동의 소형 빌라 두 채를 각각 2억원에 매입했다. 대지지분 19㎡, 전용면적 39㎡인 이 빌라를 각각 보증금 7000만원, 월세 30만원에 세를 줬으니 김씨가 실제로 투자한 금액은 2억6000만원 안팎.

김씨는 "서울 시내에서 1억~2억원가량의 자금으로 살 만한 아파트도 없다"며 "개발 가능성과 임대수요 등을 감안해 빌라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2.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사는 이상혁 씨는 지난달 마포구 망원동에 198㎡ 단독주택을 지인과 공동으로 매입했다.

매입가격은 3.3㎡당 2000만원가량으로 단독주택을 헐고 빌라를 지어 분양할 계획이다.2종 주거지인 이 땅에는 전용면적 59㎡ 규모 빌라 7~8가구를 지을 수 있는데 가구당 3억원에 분양하면 20%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을 이사철이 마무리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확대되면서 아파트 거래가 한 풀 꺾인 것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소규모 투자가 가능한 단독주택과 연립ㆍ다세대 등 빌라 투자는 활기를 띠고 있다.

소액 투자가 가능한 데다 서울 전역에 재개발 등으로 인한 이주로 임대수요가 풍부하다는 점도 단독ㆍ연립주택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전세금 상승에 따른 매매 수요 증가까지 맞물려 단독ㆍ연립주택 매매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10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서도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은 각각 0.3%와 0.5% 상승세를 기록했다.

빌라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다다D & C 채익종 대표는 "DTI 규제가 강화된 데다 전반적인 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아파트에 비해 소액인 빌라 등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성이 높고, 높은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한강변이나 도심, 역세권을 중심으로 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도 "주로 망원동 자양동 등 한강변과 양재동 포이동 등 강남권의 단독주택을 사들여 빌라 분양사업을 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큰손 투자자들 역시 아파트 투자보다는 상가나 토지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현금자산만 수억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 PB(프라이빗 뱅킹) 고객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아파트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 팀장은 "강남권 아파트가 3.3㎡당 5000만원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앞으로 가격이 크게 더 오를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관심을 갖던 재건축 아파트조차 올여름 자금 출처조사가 시작된 후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전했다.

오히려 부자들은 아파트보다는 개발 호재 등을 겨냥하고 토지나 상가 투자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토지의 경우 5억~10억원 내외 여윳돈을 주로 투자하는데 개발 호재나 교통 호재가 있고 토지거래허가제에서 해제된 지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팀장은 "지가가 3.3㎡당 70만~200만원 정도인 양평이나 가평 등 수도권 일대 경춘선 라인은 꾸준히 투자 문의가 있다"고 말했다.

상가 투자는 분양 상가보다는 상가 빌딩을 선호한다. 상가 빌딩은 임대수익률이 연 3~4%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임대수익보다는 시세차익을 목표로 하는 부자가 많다.

[이은아 기자 /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바일로 읽는 매일경제 '65+NATE/MagicN/Ez-I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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