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 집값..주범은 '호가'
'지난해 9월∼12월 중순 급락→12월 말∼올해 2월 급등→3월 하락세 전환….'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나라에 내습한 지난해 9월 이후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에 따라 집값이 춤을 추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호가가 주택시장을 이끄는 '착시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실거래가와 달리 정부의 정책과 국내외 경기 상황 등 분위기에 따라 며칠 사이에 수천만원씩 오르내리는 호가 위주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롤러코스터 집값 호가가 '착시' 주도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주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51㎡의 매매가는 8억2000만∼8억5000만원이다. 하지만 국민은행 사이트에 중개업소들이 자유롭게 올려놓는 매물 중에는 같은 아파트가 이날 기준 7억∼9억1000만원으로 최저가와 최고가의 격차가 2억1000만원이나 된다. 이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가격정보만으로는 시세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이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지난 2월 기준 8억6000만∼8억8000만원 수준이다. 이는 국민은행에 등록된 평균 시세보다 오히려 높은 편이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W공인 관계자는 "이달 들어 집값이 소폭 빠지면서 지난달 실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의 급매물이 나왔었다"면서 "하지만 지난 15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 완화 이후 집값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포주공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문의한 결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에 따라 호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해 이날 현재 호가가 9억2000만원으로 파악됐다.
■'호가' 시장 동향 파악에만 참고해야호가가 지나치게 낮을 경우 '미끼매물'인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날 국민은행 사이트를 통해 7억원에 강남 개포주공 1단지 51㎡를 내놓은 M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팔려나간 것을 모르고 자동 시세 시스템으로 지난해 12월 가격이 올라간 듯하다"면서 "현재 시세는 8억원에서 8억50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업소는 국민은행에서 '우수' 중개업소로 선정돼 부동산 거래와 대출 안내가 가능한 'KB스타샵' 브랜드를 붙여 놓고 영업하는 곳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을 포함해 정보업체들이 올려놓은 시세는 일반 중개업소 네트워크를 활용, 집계하고 있는 것인 만큼 분위기나 중개업자들의 의견 등이 일부 반영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두개 중개업소 얘기만 듣고 일방적으로 시세 기준을 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요즘 같은 롤러코스터 장세에선 정보업체들이 발표하는 호가는 시장 흐름을 참고하는 정도로만 활용하는 게 좋다"며 "최근 3개월 정도의 실거래가를 확인하고 현장을 찾아 상황을 확인해야 적정한 시세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 위축 때 호가-실거래가 격차 커져전문가들은 요즘같이 부동산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정보업체가 제공하는 호가와 국토부가 발표하는 실거래가의 격차가 크고 실거래가도 제대로 시장 상황을 반영할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호가는 실제 거래 상황보다는 분위기에 따라 형성되고 실거래 가격도 표본이 적어 전체 시장 상황을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부동산연구실장은 "거래량이 많지 않을 경우 호가 왜곡이 심해질 수 있다"면서 "요즘처럼 거래량이 적은 경우는 현장 분위기를 직접 파악하고 경매가격 동향도 함께 살펴보는 등 입체적으로 시장 상황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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