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꿈틀'..규제 완화하려던 정부 '움찔'
[CBS경제부 양승진 기자]
연초부터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제2 롯데월드 건립 허가방침이 나오자 강남 개포동과 송파의 잠실쪽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호가가 오르고 있는 것. 송파구의 잠실 5단지가 호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11월 말 초저가 7억 8천만원이던 것이 대기수요자 매수 거래가 이뤄지면서 지금은 10억까지 매도호가가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개포동도 호가가 많이 올랐다. 개포주공 1단지 36제곱미터는 지난해 말만 해도 시세가 5억2천만원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5천만원 정도가 올랐다. 이들 두 아파트 단지의 주변 아파트들도 덩달아서 호가가 오르고 있는 상태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말 이후 송파구 잠실, 강남구 개포동 일대를 중심으로 매도 호가가 1억원에서 많게는 2억원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전국의 거래건수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서울 강남, 송파, 서초 등 이른바 강남 3구는 지난달 11월에 비해서 100건 이상 거래가 늘었다.
계약이 이뤄질 당시에 각종 부동산규제 완화정책들이 쏟아진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싼 값에 급매물을 사겠다는 사람들, 즉 저가매수세가 들어오면서 급매물이 빠졌기 때문인 것으로도 풀이된다.
◈ 강남·송파·서초 등 강남 3구 거래 급증
집값이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지만 역시 아직은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리서치팀장은 "강남 지역 아파트들이 가격이 바닥권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호가 급등이 부동산 시장의 추세 전환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본격적으로 거래가 활성화 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을 포함해 실물경기 침체를 가져온 세계경제의 불안이 언제 해소될지 불투명한데다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 직전까지 갔던 정부의 규제완화 바람이 주춤하고 있다는 것도 섣부른 판단을 할 수 없는 이유다.
최근에 금리가 떨어지면서 매수부담이 좀 줄어들기는 했지만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고 실질구매력이 살아나기 어렵다는 것도 시장을 살아나기 어렵게 하는 걸림돌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호가가 오른 뒤에는 매수 문의가 다시 뜸해졌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얘기다. 강남 재건축 시장 역시 최근 3주 사이 1억 원 이상 오르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자 이번 주 들어서는 거래가 다소 주춤해진 상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단 올해 하반기까지는 부동산 시장을 지켜보라고 조언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전반적인 대세 하락기다. 버블세븐지역의 하락이 초기에 나타났었고 이런 하락이 점진적으로 강북지역,강서 쪽으로 하락 추세가 확산된다고 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 '강남3구 규제 완화' 집값 급등에 한발 물러서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는 강남 3구의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포함한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부처간 협의를 벌이고 있다.
국토부와 기획재정부는 14일 강남 3구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민간택지내 분양가 상한제 폐지, 지방 미분양 물량에 대한 양도세 한시적 면제 등 3가지 쟁점을 두고 실무협의를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이들 규제만 풀리면 참여정부시절 만든 대부분의 강남 부동산 규제가 없어지는 셈이지만 최근 강남 집값이 급등하자 정부는 시장 상황을 봐가며 결정하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정부관계자는 "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추가협의를 거쳐 이들 지역에 대한 규제완화 여부를 결정 지을 것"이라며 "설 연휴는 지나야 해제 여부가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최근 대한건설단체 총연합회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호텔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지난해까지 많은 규제를 풀었지만 앞으로 남아있는 규제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며 "보는 시각에 따라 우려가 있긴 하지만 빠른 시일안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jin720@cbs.co.kr
● '강남 3區' 아파트 거래 두배 증가
● 국토부 장관 "주택규제 서둘러 풀겠다"
● '무이자·정액제·후불제'…미분양 아파트 판촉 '후끈'
● '침체의 늪'에 빠진 수도권 아파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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