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에 강남 재건축아파트 '꿈틀'
[한겨레] 가격 '껑충' 급매물 모두 회수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예고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꿈틀대고 있다.
21일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부동산114와 중개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9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강남 3구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부동산 규제 전면 재검토 발언이 나온 뒤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기대감이 퍼지면서 급매물이 모두 회수됐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최근 7억7천만원선까지 떨어졌던 112㎡ 호가가 8억7천만~8억8천만원, 115㎡는 9억1천만원으로 뛰어올랐다. 현지의 한 공인중개사는 "강 장관 발언이 알려진 뒤 집주인들이 '이번에는 뭔가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내놓았던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도 최근 일주일 사이에 급매물 15개가 팔리고 가격도 주택형별로 2천만~3천만원씩 상승했다. 이달 초까지 4억2천만원으로 내려갔던 36㎡는 현재 4억8천만원 이상 호가하고, 5억2천만~5억3천만원까지 떨어졌던 42㎡는 주말부터 5억8천만~5억9천만원으로 뛰었다. 단지내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투기지역 해제 방침을 밝힌 뒤 호가가 상승하고 있으나, 매수자들도 내년 초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집값이 다시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매수를 주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강남권 집값이 바닥을 쳤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 11·3 재건축 대책 발표 때도 아파트값이 반짝 상승한 뒤 다시 떨어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규제가 풀리더라도 내년에는 구조조정과 실물경제 침체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다만 강남권의 중소형은 저점에 매수하려는 대기 수요자들이 있어 당분간 가격이 내리면 팔리다가 가격이 오르면 거래가 끊기는 현상이 반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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