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대책 후, 재건축 '꿈틀'..일반 아파트 '잠잠'
#1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중앙상가에 있는 박준공인중개사무소 김정연(여) 이사는 4일 "정부의 대책 발표 기대감으로 지난주부터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찾는 사람이 생기고, 문의전화도 늘었다"면서 "지난 금요일(10월31일) 계약도 한 건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또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재건축이 본격 추진될 것이란 기대감에 소유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도 2000만∼3000만원 올랐다"고 밝혔다.
#2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상가 프라자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번 대책으로 거래가 더욱 어렵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임대아파트 의무비율을 폐지했다고 하지만 더 많은 보금자리주택을 짓도록 했고, 용적률도 대폭 상향 조정했다고 하지만 전에도 공공용지 및 임대아파트 인센티브를 감안하면 용적률이 사실상 250%를 넘은 상태여서 이번 대책이 별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주택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돌입하면서 재건축 시장은 꿈틀거리는 반면 일반아파트는 별 반응이 없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 소유자들은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매물을 회수하고 호가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 아래 적극적인 매수를 피하고 있어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반 아파트 시장은 투기지역 해제 등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별 반응 없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 가격 꿈틀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소형의무비율 완화와 용적률 상향 조정 등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3일 대책 발표 이후 호가가 다소 올랐다. 이 아파트 102㎡의 경우 지난 주말 7억7000만원에 거래가 되면서 호가가 8억3000만원으로 올랐다가 3일 대책 발표 후 다시 2000만원 정도 올라 8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112㎡는 10억3000만원선이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대책 발표 후 매물이 줄면서 다시 2000만∼3000만원이 상승했다. 115㎡의 경우 지난달 20일까지 8억6000만원 정도 하던 것이 대책 발표가 예고된 지난 주말 9억3000만∼9억5000만원을 호가하더니 4일 현재에는 9억5000만∼9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119㎡는 지난달 20일쯤 10억원에서 지난 주말 10억5000만원, 대책 발표 후 10억80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반 아파트 하락세 지속
=오는 7일부터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투기지역을 해제하고 투기과열지구도 모두 해제돼 주택담보대출이 쉬워지게 됐다. 또 아파트 전매제한 규제가 완화된 것도 아파트 시장에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일반아파트 시장은 이 같은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별 반응 없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노원현대아파트 119㎡는 지난주보다 오히려 2000만원 정도 떨어져 4억∼4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으나 찾는 사람이 없다.
경기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아파트 142㎡가 9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8월 입주를 시작하기 전에 12억원을 호가했으나 입주율이 떨어지면서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인근 평화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부의 대책 발표에도 문의전화 한통 없다"면서 "사실상 휴업상태"라고 말했다.
강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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