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대책 건설 자금난 해소, 수요 진작 포석..효과는 물음표

2008. 10. 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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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1일 건설업체 유동성 지원 방안을 내놓은 것은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 누적된 미분양 등의 여파로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체들의 무더기 도산과 그에 따른 '금융 부실-경기위기'의 악순환 고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특히 주택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대거 해제함으로써 DTI, LTV 규제를 현행 40% 한도에서 60%까지 완화해 수요 진작을 꾀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들이 실제 시행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데다 벌써 실물경기 침체,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시장 침체가 깊어지고 있어 그 효과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기지역 등 대거 해제 '수요 진작'=정부가 주택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전면 해제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거래 공백 현상이 나타나는 등 부동산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진 데 따른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최경환 한나라당 수석 정조위원장은 "주택 투기지역으로 묶인 지역의 경우 투기 우려가 없는데도 오히려 집값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는 데 당?정 간 의견을 모았다"며 "정부 심의위원회에서 구체적인 지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택 투기지역은 전국에서 72곳이 지정돼 있다. 투기지역에서 풀리면 아파트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40%에서 60%로 높아지고, 6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 때 적용하던 총부채상환비율(DTI) 40%도 해제된다. 또 신규 주택 담보대출을 1건으로 제한하는 조치도 풀리게 된다.

지정 요건은 직전 2개월 동안 당해 지역 부동산 가격상승률이 전국 평균 가격상승률 이상 오르거나 직전 1년간 당해 지역 부동산 가격상승률이 3년간 연 평균 전국 부동산 가격상승률 이상인 곳 등이다.

그러나 투기지역 지정 6월이 지난 뒤 누계 가격상승률이 전국 평균 이하이거나 최근 3월간 누계 가격상승률이 전국 평균 이하로 떨어지면 해제된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 거래 가격을 실거래가로 신고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국토해양부 장관이 지정하는 투기과열지구는 주택 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으로 ▷최근 2개월간 주택청약 평균 경쟁률이 5대1을 초과하거나 ▷주택 건설 사업계획 승인 및 건축 허가실적이 낮아 주택 공급이 위축될 우려가 있거나 분양 계획이 전월 대비 30% 이상 감소하는 경우 ▷주택 전매행위 성행 등으로 주거 불안의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 지정된다.

투기과열지구 내에선 소유권 이전등기 때까지 전매가 제한되며 1가구 2주택자, 5년 이내 당첨 사실이 있는 경우 등은 청약 1순위 자격이 제한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민간 택지의 기타 권역(과밀억제권역 제외)의 경우,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이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돼 가수요를 유입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국토부는 집값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지역이더라도 향후 투기 우려가 있는 서울이나 버블세븐지역에 대해서는 쉽게 해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건설사 택지 매입 자금난 '숨통'=정부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가 자구책으로 토지를 내놓으면 정부가 사주기로 했다. 매입 규모는 3조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무작정 사줄 수 없기 때문에 어려움이 큰 건설사 보유 토지부터, 가격을 낮게 제시한 건설업체부터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건설업체가 주공이나 토공으로부터 사들인 공공택지의 경우, 전매를 허용하는 한편 소유권 이전등기 이전인 경우라면 계약금만 떼고 환불을 허용해줄 방침이다. 여기에는 1조3000억원이 지원된다. 미분양아파트 매입을 위해서는 대한주택보증을 통해 총 2조원 규모로 환매조건부 미분양을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대해 건설업체들은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주택보증을 통한 미분양아파트 매입은 자체 선정 기준에 해당하는 업체만 지원해줄 방침이어서 혜택의 범위가 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계약금을 떼고 공공택지를 해약해주는 방침은 계약금을 빌려 매입한 건설업체들에는 계약금을 다시 구해야 하므로 사실상 효과가 없을 것으로 건설업체는 보고 있다. 공공택지의 전매 허용 방안 역시 지금 같은 상황에서 선뜻 택지를 매입할 만한 곳이 얼마나 될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민간이 주택사업을 하기 위해 자체 보유한 택지를 매입해주는 방안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위기다. 공공택지 매입과 달리 민간이 자체 보유한 택지는 어느 정도 자기자본이 들어간 경우가 많아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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