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을 구할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인가? - 닛산 알티마 2.5 SL 시승기
닛산의 알티마는 중형 패밀리 세단으로, 미국 시장에서 토요타의 캠리, 혼다의 어코드, 그리고 현대의 쏘나타와 경쟁하는 모델이다.
2013년형부터 5세대로 풀체인지된 알티마는 이전 모델에 비해 눈에 띄게 개선된 상품성으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데뷔한 2012년 10월부터 금년 10월까지 2210대가 팔렸다. 개선된 상품성으로 한국 시장에 돌아온 알티마. 그 중에서도 엔트리급이라 할 수 있는 2.5 스마트 모델을 시승했다.
Exterior
알티마의 외관은 이전 4세대 모델과 연관성을 찾기 어려워질 정도로 달라졌다. 풀체인지된 5세대는 어리숙해 보이던 4세대에 비해 우월한 세련미를 자랑하고 있다. 4세대 모델이 대체로 직선적인 분위기의 딱딱한 스타일였다면, 5세대는 곡선 위주의 볼륨감 있는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명확한 개인의 차에 따라 갈리는 요소이듯 보는이 마다 제 각각 나름대로의 평가를 내릴것이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맏형격인 인피니티의 디자인을 촘촘히 따라가고 있다. 전면부에서부터 인피니티의 감각이 느껴진다. 헤드램프는 제논 램프를 채용하고 있으며, 충분한 광량을 보여준다. LED 데이라이트는 준비되지 않았다. 굵직한 크롬 터치로 멋을 낸 라디에이터 그릴은 헤드램프의 형상을 따라가도록 디자인 되어 있다.
측면부는 인피니티의 M세단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볼륨감이 살아있다. LED 방향지시등이 적용된 사이드미러와 최근의 자동차들에 비해 다소 넓은 윈도우가 눈에 띈다. 휠과 타이어 구성은 215/55/R17이다. 후면부는 알티마의 스포티한 스타일을 잘 마무리 해준다. 클리어타입 테일램프와 듀얼 테일파이프가 눈에 띈다. 4세대 모델보다 디자인의 완성도가 한 층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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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ior
알티마의 인테리어는 화려하고 육감적인 익스테리어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심플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요란한 장식이나 디테일도 거의 없는 수수한 모습이다. 확실히 4세대 알티마의 인테리어 보다는 완성도가 훨씬 높아 보인다. 패밀리 세단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완성도와 공간구성을 보유한 셈이다.
스티어링 휠의 스타일과 질감은 동급에서는 제법 쓸만한 퀄리티를 보여주지만 림 두께와 사이즈가 작은 편이다. 손 안에 쏙 들어오는 굵기는 손이 작은 동양인들에게는 잘 맞을 듯하다. 스포크 양 쪽에는 크루즈 컨트롤러와 오디오 컨트롤러가 자리해 있다. 열선 기능 또한 적용되어 있다.
계기류와 센터페시아의 구성도 심플하고 깔끔한 구성이다. 블랙 하이그로시 패널로 된 센터페시아는 보기엔 깔끔하고 현대적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먼지나 지문 등이 쉽게 묻어나는 단점이 있다. 대신 상단부를 무광으로 처리하여 난반사를 줄이려고 한 흔적이 보인다.
중앙의 5인치 디스플레이는 크기면에서 납득이 되지 않았다. 보통7인치에서 크게는 10.25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제공해 운전자의 시인성과 사용 편리성을 높이는 추세와 비교해 보면 알티마의 5인치 디스플레이는 사용하기에 다소 답답해 보인다. 하지만 시승한 알티마 2.5 스마트 경우의 이야기다. 알티마 2.5의 경우엔 내비게이션이 기능이 포함된 7인치의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고 한다.
시승차의 경우 내비게이션이 빠져있어 매우 아쉬웠다. 그러나 나머지 기능들은 의외로 알차게 준비되어 있다. 오디오와 블루투스 등의 조작은 물론이고, 후방 카메라까지 지원된다. 조작계는 단순하면서도 시인성이 좋다.
오디오는 BOSE사의 제품을 사용한다. 세팅은 저음역이 강조된 편이고, 최근의 통상적인 BOSE 오디오의 성향을 띠고 있다. 주로 재즈 음악과 궁합이 좋은 편이다.
알티마의 시트는 닛산이 새롭게 개발한 ‘저중력 시트’가 적용되어 있다. ‘저중력’이라고 해서 특별한 최첨단 기술처럼 블리지만, 착좌부에서 체중이 많이 실리는 부분의 쿠션의 강도를 소프트하게 만들고 그 이외의 부분은 솔리드하게 제작되어 있는 정도다. 열선 시트는 앞좌석에만 적용된다. 전동 조절기능은 운전석에만 적용되고, 메모리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실내 공간은 패밀리 세단의 임무에 맞게 넉넉하다. 특히 헤드룸이 넉넉하고 벨트라인이 꽤 낮게 만들어져 있어 운전 시야가 좋은 편이다.
패밀리 세단에서 중요한 트렁크룸 역시 넉넉한 편이다. 뒤에서 리어 시트의 백레스트를 풀어서 폴딩시키는 것도 가능하지만, 릴리즈 핸들이 끈으로 되어 있다는 점은 다소 맥이 빠지게 만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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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train
알티마 2.5 스마트에 사용되는 직렬 4기통 2.5리터 엔진은 180마력/6000rpm의 최고출력과 24.5kg.m/4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닛산의 ´퓨어드라이브 X트로닉´ CVT 변속기가 매칭된다. CVT 변속기는 구조적으로 구동손실률이 적기 때문에 연비 면에서 유리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Road Impression
시동을 걸자, 가벼운 시동음이 들려왔다. 아이들링이 안정되자 실내는 고요함이 감돌았다. 아이들링 시의 정숙성 때문에 말 그대로 시동이 걸렸는지조차 모르게 할 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능력은 다소 기대에 못미쳤다. 파워트레인으로부터 전달되는 소음과 진동을 적절히 틀어 막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방음처리의 완성도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하면 소음은 귀에 거슬릴 정도로 실내로 유입되었다. CVT를 사용하는 차들이 가지게 되는 단점 중 하나이겠지만 알티마의 경우는 소음과 진동이 꽤 높은 편이다. 대신 소프트한 서스펜션 설정 덕에 승차감 면에서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 과속방지턱이나 노면상태가 좋지 않은 거친 조건에서도 노면으로부터 전달되는 충격들을 효과적으로 걸러주었다.
가속력은 나쁘지 않았다. 실측해 본 0-100km/h 가속 시간은 대략 8.3~4초대를 마크했다. 0-100-0km/h는 다소 들쭉날쭉 했지만 최단 기록은 12초 75였다. 가속력과 제동력 모두 양호한 수준이지만 CVT특유의 특성때문에 좀 더 강력하고 시원한 가속감을 느낄 수 없었다.
변속레버 왼쪽의 스포티 버튼을 이용해 스포티 모드로 주행하면 이와 같은 답답함은 어느 정도 해갈이 된다. 고회전 영역으로 엔진이 조정되면서 엔진음도, 배기음도 더욱 사납고 날카로워 진다. 그러나 기분좋은 사운드는 아니다. 달리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차에 무리를 주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핸들링 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능력을 보인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코너에서 노면을 쫀득하게 물고 늘어지는 솜씨는 제법 쓸만했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움직이며 차체의 추종력을 테스트해 보았다. 항상 반 템포 늦게 앞머리를 따라오는 꽁무니가 뒷바퀴를 끌며 허둥지둥 뒤쫓았다. 사이즈가 큰 중형 세단이기도 하고 소프트한 설정의 서스펜션과 다소 유연한 섀시도 이런 현상에 일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비는 CVT를 채용한 모델답게 괜찮은 성적을 보였다. 기자가 시승을 진행하며 구간별로 나누어서 트립컴퓨터를 통해 연비를 체크해 본 결과, 도심지 내에서는 평균적으로 10~11km/l의 수준이었고, 고속도로와 한적한 일반국도가 섞인 장거리 코스의 경우에는 16.0km/l의 평균연비를 보여주었다. 디젤 2.5리터 엔진이 아닌 가솔린 2.5리터 엔진에서 나온 결과값이다. 이 정도의 경제성이라면 CVT를 채용한 것에 대해 충분히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 격한 가속감과 시원한 주행감과 맞교환해도 손해 볼 장사는 아닌것 같다.
Equipment & Price
2014년식 알티마는 추가 편의사양을 탑재한 대신 내비게이션을 선택사양으로 두고 가격을 낮추었다. 새롭게 추가된 사양은 사이드 미러 방향 지시등 및 인텔리전트 키의 원격시동 기능, 조수석 탑승자 식별 센서를 탑재한 ‘어드밴스드 에어백 시스템(Advanced Airbag System)’이다. 더불어, AUX 단자와 사이드 미러 오토 폴딩 버튼 위치를 변경했다.
2014년식 닛산 알티마의 가격은 기존 2013년형 2.5 모델의 3,370만원(부가세 포함)에서 80만원을 낮춘 3,29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내비게이션을 장착한 알티마 2.5 모델은 2014년 1월부터 3,370만원(부가세 포함)에 판매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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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dict
5세대 알티마 2.5 스마트 모델은 4세대 완전히 새롭게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다시 소비자들 곁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받아왔던 서러움을 단번에 날릴 수 있을 정도다. 패밀리 세단의 덕목인 넓은 실내공간과 트렁크, 경제성 있는 파워트레인, 거기다 안락한 승차감 등 패밀리 세단의 덕목을 골고루 겸비했다. 단순하지만 꼭 필요한 기능들도 제 역할을 다한다. 국내시장의 3천만원대 수입 세단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한국에서 닛산의 입지는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닛산에서 그동안 국내시장의 오랜동안 침묵을 깨고 두 영웅을 등장시켰다. 파격적인 외모와 남다른 지향점을 지닌 쥬크와 180도 변신한 알티마의 등장이 바로 그것이다.
쥬크는 올 해 9월 23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10일만에 120여대의 계약 건수를 돌파했고, 11월 중순까지 집계된 계약 건수만 300건에 이른다. 알티마의 경우도 2012년 10월 데뷔 이후 올 해 10월까지 2,210 대를 판매했다. 2009년에 데뷔해 2012년 9월까지 판매했던 4세대 모델의 누적 판매량인 4,573대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실적을 단 1년여 만에 올린 것. 한국닛산은 현재까지의 판매량으로 평균을 내면 4세대 모델은 월 평균 약 104대, 5세대 모델은 월 평균 약 170대를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이 두영웅의 질주는 시작되었고, 한국 닛산이 현재 겪고 있는 난국를 헤쳐나갈 영웅이 되어줄 자질은 충분해 보인다. 닛산 알티마가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글.사진 박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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