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지원하는 ‘가성비 아이폰’ 신제품을 조만간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성능이 개선된 저가 아이폰이 성장성 회복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최근근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이르면 이번 주에 아이폰SE 신제품을 공개하고 이달 말 판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신형 아이폰SE가 출시되는 것은 2022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애플은 출시 행사는 별도로 열지 않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여러 지역의 애플 매장에서 기존 아이폰SE 재고가 소진됐는데 이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애플 홈페이지에서도 재고가 부족해 배송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이미 유럽연합(EU)의 USB-C 포트 의무화 규정에 따라 유럽에서 라이트닝 케이블이 적용되는 아이폰SE 판매를 중단했다.
애플은 지난 2016년 보급형 모델로 아이폰SE를 처음 출시했다. 현재 미국에서 SE 모델 가격은 429달러로 799달러인 아이폰16 기본형 모델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신제품은 전작에서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 모델 디자인이 아이폰8과 유사했다면 새 모델은 아이폰14와 비슷하다. 2022년에 출시된 모델에는 현재 판매되는 아이폰 중 유일하게 홈 버튼이 적용되는데 신작은 페이스 ID 기능을 지원해서 아이폰SE 최초로 홈 버튼이 제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처음 선보인 이후 최초로 모든 기종에서 홈 버튼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디스플레이도 전작보다 큰 6.1인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형 아이폰SE에는 아이폰15 프로 모델과 아이폰16 시리즈에서만 제공되는 애플 인텔리전스도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AI 기능 지원을 위해 아이폰16과 같은 최신 칩 A18가 탑재된다. 또 퀄컴의 5G 모뎀 칩 대신 최초로 애플이 자체 개발한 제품이 장착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새 제품 출시가 “저가형 모델을 업데이트해서 성장을 촉진하고 소비자들이 다른 브랜드에서 아이폰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아이폰 사업은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작년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제품 가격은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 A18칩을 비롯한 기능과 디자인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500달러대로 삼성전자와 구글의 엔트리급 스마트폰과 비슷한 가격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 기능 탑재에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어서 애플이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현지 브랜드와 경쟁하는 데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분기 애플의 매출은 중국에서 11% 감소했지만 다른 신흥 시장에서는 성장했다.
애플은 올 가을 출시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의 기능과 디자인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근 스마트폰 시장 트렌드에 따라 슬림 모델인 ‘아이폰17 에어’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