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0-2→2-2' 드라마 만든 문선민 교체 투입, 강팀 필수 조건 '게임 체인저'와 그 딜레마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는 최근 감독들 사이에서 화두에 오르는 단어다. 시사 용어로는 혁신가라는 의미를 지니며, 축구로 한정해서 보면 득점을 통해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를 뜻한다. 해외에서는 결승골(특히 역전골)을 넣거나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에 가까운 의미로 쓰이는데, 국내에서는 교체 투입을 통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 '후반 조커'와 유의어로 활용된다.
게임 체인저는 강팀의 필수 조건이다.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기게 해주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1위를 달리는 대전하나시티즌은 후반 득점 8골 중 절반인 4골이 교체 선수에게서 나왔다. 교체 선수가 득점한 3경기에서는 2승 1무로 승점 7점을 획득했다. 경기 결과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꾼 것이다.
지난 12일 대전은 FC서울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었다. 이번 경기 게임 체인저는 대전이 아닌 서울에서 나왔다. 서울은 전반에 정승원과 기성용이 부상으로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정승원은 이창근과 충돌 과정에서 어깨를 다쳤고, 기성용은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껴 경기장 바깥에 나가 쓰러졌다. 정승원과 기성용은 각각 문선민과 이승모로 교체됐다. 서울의 분위기는 급격히 어수선해졌고, 수비 실수가 연달아 나오며 구텍에게 2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들어 서울은 기세를 회복해 대전을 강하게 압박하며 공격을 전개했다. 공격 중심에는 문선민이 있었다. 문선민은 빠른 발과 적절한 위치선정을 활용해 1골 1도움을 넣어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후반 13분 김진수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에 정확히 머리를 갖다대 추격골을 기록했고, 후반 22분에는 오른쪽을 빠르게 파고든 뒤 컷백을 보내 린가드의 동점골을 도왔다. 직전 홈경기였던 대구FC전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역전골을 넣은 데 이어 이번에도 팀에 소중한 승점을 선사했다.
오히려 1골 1도움에 그친 게 아쉬울 정도였다. 문선민은 후반 31분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들어온 뒤 낮게 깔리는 슈팅을 구사했고, 이것이 왼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후방에서 스루패스를 이어받아 1대1 기회를 맞았는데, 이창근 골키퍼를 넘어서지 못하며 역전을 만들지는 못했다.
문선민은 이번 시즌 리그 8경기에 모두 나섰는데 선발 출장은 제주SK와 개막전이 유일하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교체로 나와 서울이 후반 주도권을 잡는 데 일조했다. 관련해 김기동 감독은 "1라운드에 (문선민을) 선발로 넣었는데 무게감 있는 교체 선수가 없었다. 그래서 (문)선민이에게 상황을 얘기했고 흔쾌히 받아들였다"라며 "후반에 들어가는 게 선민이가 공간을 활용할 기회가 더 많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문선민을 게임 체인저로서 후반에 활용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문선민에게 마냥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선발로 뛰고 싶은 건 모든 축구 선수의 소망이기 때문이다. 문선민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물론 후반에 들어가면 더 힘들고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항상 그런 걸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게 프로의 삶이다. 계속 그 부분을 리마인드하고 있다"라며 "프로는 언제 어디서도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물론 후반에 들어가는 게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그 티를 안 내는 게 프로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문선민의 답변을 통해 게임 체인저를 보유한 감독의 딜레마를 알 수 있다. 게임 체인저는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주전만큼 좋은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런데 주전급 실력을 갖춘 선수라면 선발로 기용되는 걸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시즌 초반 김은중 감독은 이승우를 게임 체인저로 후반에 자주 기용했는데, 이에 대해 이승우가 인터뷰에서 직접적으로 출전시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그래서 게임 체인저를 관리하는 건 그 감독의 역량을 확인하는 기준점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선수를 게임 체인저로 지속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술적 능력뿐 아니라 선수 관리 및 소통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포항스틸러스 시절부터 용병술과 선수 관리에 능통한 지도자로 이름이 높았는데, 이번 시즌에는 문선민 활용으로도 그 명성을 입증하고 있다.
반대로 게임 체인저로 활용되던 선수가 아예 선발 멤버로 도약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주전급 역량을 갖춘 선수이기 때문에 기회만 잘 잡는다면 기존 주전을 밀어내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이번에 정승원은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는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한동안은 전력에서 이탈할 걸로 예상된다. 문선민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서 지금과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계속 선발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PL 활약' 국가대표 'S군' 상습 불법 베팅 혐의..구단 공식 입장 '없다'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성추행' 국가대표, 보석 출소...'금메달리스트-국민영웅 봐주기?'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사복 여신' 손나은 오키나와 일상 파격 공개...'매혹 원피스'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임영웅 효과 터졌다' 산업 전체가 놀란 '뜨거운 반응'... 5배 폭발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결국 김건희도 나선다' 절박한 상황 출격 가능성...퇴장 여파 없다?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바이에른, 이번 경기만 승리하면 우승 확률 99%! 레버쿠젠 먼저 미끄러졌다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라인업] ‘데어 클라시커’ 독일 최고 빅매치 중심에 또 김민재! 너덜너덜한 몸 상태로도 ‘확
- 바이에른이 돈을 박박 긁어모으는 이유 밝혀졌다, ‘천재 한 명 더 추가’ 위해 애매한 선수 잔
- 토트넘 경영진 충격 결단, 아스널 CEO를 데려온 이유 - 풋볼리스트(FOOTBALLIST)
- 월드컵 대표 유럽파 윙어 시즌 아웃 위기 ‘햄스트링 부상 이탈 발표’ - 풋볼리스트(FOOTBALLIST)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