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시, 게이샤 거리 관광객 일부 제한…'통제 불능' 행동 때문

게이샤는 일본 문화의 상징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전문 예술·연예인이다 (사진은 신년 행사에 참석한 후 퇴장하는 마이코와 게이코)

일본의 유서 깊은 고도 교토를 방문한 적이 있다면, 유명한 기온 지구의 좁은 거리에서 하얀 분칠을 한 얼굴에 아름다운 기모노를 입은 게이샤가 약속 장소로 서둘러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를 “마법의 순간”이라고 부른다.

일본 문화의 상징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게이샤는 춤과 음악을 포함한 다양한 전통 예술을 훈련받은 전문 연예인이다.

하지만 교토시는 최근 이 게이샤 지구의 일부 골목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기온의 남부지구 협의회 의장인 오타 이소카즈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4월부터 관광객들에게 사유지에 들어가지 말라는 표지판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온 지구의 좁고 고풍스러운 거리에 북적이는 관광객들은 종종 안내하는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일부 장소에선 멈춰 서서 장황한 설명을 듣기도 한다.

구불구불한 골목길로 이뤄진 기온 지구는 그림 같은 사찰, 정원, 찻집으로 유명한 인기 여행지다.

또한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머리 장식을 한 게이샤와 그들의 제자인 ‘마이코’가 춤과 음악 공연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지역 당국은 게이샤들이 좁은 거리에 등장했을 때 관광객들이 때때로 “파파라치처럼 행동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카메라로 무장한 관광객들은 무용 수업이나 화려한 저녁 연회에 가는 게이샤를 포착하기 위해 기온으로 몰려든다.

'과잉관광 문제'

실제로 지나치게 열성적인 관광객에 대한 불만은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현지 당국은 “통제 불능 관광객들”이 게이샤를 괴롭히고, 때로는 사진 찍는 것을 강요하거나 이들의 기모노를 만지기도 했다고 보고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관광산업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을 때는 이 문제가 덜 심각했지만, 이제 다시 관광객이 몰리면서 문제가 다시금 제기됐단 설명이다.

오타 의장은 폭이 1~2미터에 불과한 좁은 골목길에 게이샤가 등장했을 때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파파라치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영어와 일본어로 된 표지판에는 사진 촬영이 금지된 구역에 들어가면 1만엔(한화 약 9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공공 도로는 관광객들에게 계속 개방될 예정이며, 이 지역과 교토의 다른 지역은 일본과 전 세계에서 온 방문객들로 여전히 붐빌 것이다.

지난해 2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일본을 방문해 고급 일본 요리, 첨단 전자제품, 깨끗하고 깔끔한 정원, 후지산과 벚꽃과 같은 자연경관 등을 즐겼다.

2019년에는 총 3200만 명에 육박했던 여행객 수가 2021년에는 25만 명으로 급감했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여행객 수가 2019년 기록에 근접하거나 이를 추월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기온의 많은 주민들은 이에 압도당하고 있다. 지역 의회는 몇 달 전 “교토는 테마 파크가 아니다”고 선언하며 과도하게 몰려드는 관광객들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