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춘계] “굳이...?” WKBL 아시아쿼터 제도 확대, 아마추어 지도자들의 생각은?

해남/정병민 2025. 3. 1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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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해남/정병민 인터넷기자] 차기 시즌 WKBL 아시아쿼터 제도의 확대, 아마추어 지도자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올 시즌 WKBL은 리그 개막을 앞두고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하면서 색다른 변화를 시도했다.

국제 경쟁력 강화는 물론이고, 6개 구단들은 전력 약화에 대한 부족한 부분들을 채울 수 있었다. 더불어 최근 들어 급감한 득점력을 만회하며 여자 프로농구 팬들로 하여금 더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도 뒤따랐다.

첫 시도였기에 이번 아시아쿼터 제도는 일본 선수들 한정해 문호를 개방했고 팀당 최대 2명 보유, 1명 출전으로 규정을 잡았다.

확실히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합류는 기나긴 장기 레이스에서 신선한 바람을 불어왔고 예상했던 대로 전 구단들이 팀 뎁스에 살을 찌워 더욱 치열한 경기를 펼쳐 보일 수 있게 만들어줬다.

현재 아산 우리은행과 부산 BNK 썸의 챔피언 결정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차기 시즌엔 이러한 아시아쿼터 제도에 대해서 개편이 이뤄졌다. WKBL은 이전과 동일하게 구단별 2명 보유는 동일하지만 3쿼터에 한 해 2명을 동시에 기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남자농구도 2015-2016시즌 특정 쿼터 별로 외국 선수가 2명이 출전할 수 있게 제도를 손봤던 때가 있다. 이외에도 단신 외국 선수 제도 등 다양한 시도를 가져갔지만, 2018-2019시즌 현재처럼 1명 출전으로 회귀했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프로 무대로 선수들을 보내는 지도자들 입장에서 아시아쿼터 제도의 확대와 개편에 대한 생각이 문득 궁금했다.

3월 12일부터 21일까지 해남에서 진행 중인 ‘제62회 춘계 전국남녀 중고농구 연맹전 해남 대회’에서 몇몇 여자부 지도자들의 의견을 익명으로 모아봤다.

A 코치는 “아무래도 반대다. 고등학교에도 앞선에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굳이 아시아쿼터를 2명 쓸 필요가 있을까 싶다. 프로로 나설 수 있는 자리도 적어진다고 생각한다. 국제 대회에 나가서도 아시아쿼터 선수를 쓸 건 아니지 않나. 국내 선수들을 다채롭게 뽑아 키워야 된다고 생각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현재 이러한 저득점 상황과 현장에서의 아쉬운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를 열악한 인프라로 꼽기도 했다. 인프라 마련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여자 농구 구조적 시스템 문제도 있다는 것이다.

B 코치는 “선수들 입장에서 봤을 때 다른 나라 선수가 한자리를 꿰차는 건 손해다. 그러나 현재 농구 인프라가 작다 보니 이해는 된다. 인프라가 확충되고 넓어져야 하는데,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인원이 없어서 어렵다. 또 전체적으로 실력이 하향평준화가 되니 득점이 안 나오면서 빠릿빠릿한 일본 선수들을 선택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빛이 있으면 그 뒤에 그림자가 존재하듯, 리그의 활성화를 위해서 현 제도 시행과 확대는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또 다른 C 코치는 “미래를 위해 과연 좋은 일일까 생각이 든다. 아마추어 현실은 선수가 없어서 대회를 못 나오고, 나와도 5반칙 퇴장을 당해 5대4 게임이 비일비재하다. 아시아쿼터에 투자할 돈이면 초중고 선수들에게 더욱 관심을 가져 유소년을 키웠으면 한다. 더 저변 확대가 되면서 미래가 밝지 않을까 한다”며 입을 열었다.

연이어 “트리플잼, 박신자컵도 해외 팀을 초청하는 게 아닌 대학 리그나 고등부에서 선발하는 것이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해외 교류가 있으면 좋겠지만 굳이 우승 상금을 타국 선수들에게 주고... 우리 중고등학교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프로는 이렇구나’라고 깨닫게 해주는 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현장에서 여러 목소리가 나왔지만 현재 WKBL은 아시아쿼터 제도를 실행하고 있고, 차기 시즌엔 제도가 확대되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점점 얇아지는 선수층도 문제점이긴 하지만, 해남에서 마주한 코치들은 우선적으로 국내 선수들이 타국 선수들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탄탄한 기본기를 장착하고 책임감과 정신력을 일깨워야 된다고 말했다.

D 코치는 “선수들이 경각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선수들이 적지 않은 연봉을 받고 있는데, 본인이 아니면 안 된다는 책임 의식을 지녔으면 한다. 그런 것들이 결여되고 안되다 보니 자꾸 타 리그에도 손을 뻗고 있는 것이다. ‘나 하나쯤 없어도 되겠지’가 아니라 내가 뛰어야 하고 해내야 된다는 생각과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E 코치는 “프로도 마찬가지고 이지슛 성공률이 너무 낮다. 고등학교에서 못 넣는 선수들이 프로로 올라가니 똑같이 못 넣는 것이다. 그게 기본적인 부분인데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기본기를 우선시해야 한다. 경기를 뛰기 위해선 수비력도 강화해야 하고 기술적인 부분보다 기본과 피지컬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_배승열 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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