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만 달러’ 타격왕이 이렇게 사라지다니… SSG 트리플A 홈런왕 영입, 2026년 방향성 미리 보나

김태우 기자 2025. 4. 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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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벅지 낭종 제거 수술 후 감염이 발견돼 결국 6주간 결장하는 지난해 타격왕 기예르모 에레디아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홈런의 팀’으로 발돋움한 SSG는 외국인 타자 또한 그 흐름에 적합한 선수로 뽑으려는 노력을 했다. 거포였다. 다만 거포는 실패 확률도 그만큼 높다. 실제 제이미 로맥처럼 성공한 외국인 거포도 있었지만, 케빈 크론처럼 공을 배트에 맞히지 못한 채 퇴출된 외국인 거포도 있었다.

SSG는 생각을 조금 달리 하기 시작했다. 실패 확률이 조금 적은 외국인 타자로 선회했다. 중거리 타자 유형이었다. 어차피 구장 규격은 작았다. 상대적으로 덜 날리고도 홈런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일단 정확도를 갖추면서 한 시즌 15개의 홈런 정도를 기대할 수 있는 타자를 찾았다.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은 어느 정도 확보가 되어 있다고 계산했기에, 팀에 부족한 정교함을 더하려는 노력이었다.

그 과정에서 찾은 선수가 바로 기예르모 에레디아(34)였다. 에레디아는 전형적인 거포 유형의 선수가 아니었다. 대신 콘택트 능력은 좋은 평가를 받았고, 수비는 정상급 평가였다. 나름대로의 주력도 가지고 있었다. SSG의 선택은 적중했다. 에레디아는 2023년 입단 이후 올해까지 KBO리그 1군 통산 271경기에서 타율 0.342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36경기에서 타율 0.360을 기록하며 리그 타격왕에도 올랐다. 2년 연속 수비왕이기도 했다.

여기에 2023년 12홈런에 이어 지난해에는 21개의 홈런을 쳤고, 득점권에서 해결사 몫도 톡톡히 했다. 그냥 똑딱이가 아니었다. 고타율에 15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KBO리그 현실에서 이만한 타자가 별로 없었다. SSG는 그런 에레디아와 올 시즌을 앞두고 총액 180만 달러에 계약했다. 금액이 다소 높은 감이 있었지만 에레디아를 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베팅이었다.

▲ 한동안 거포형 외국인 선수를 뽑았던 SSG는 고타율에 적당한 파워를 가진 선수로 선회했고, 에레디아는 대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SSG랜더스

그런데 그런 에레디아가 사라졌다. 에레디아는 올해 13경기에서 타율 0.313, 1홈런,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79를 기록 중이었다. 지난해만 못한 성적에 체감적으로도 타구의 질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타율은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었다. 발동이 걸리면 팀이 기대하는 수준 정도의 타율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4월 10일 삼성전에 뛴 뒤 1군에서 사라졌다. 낭종 제거 수술 때문이었다.

허벅지에 낭종이 비교적 크게 생겼고, 유니폼에 쓸려 선수가 뛸 때마다 고통을 호소할 정도였다. 제거하고 가는 게 옳았다. 당초 열흘, 길어도 2주 정도면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회복 기간에는 운동을 하기 어렵지만 상처가 아물면 곧바로 훈련이 가능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변수가 생겼다. 감염이 생겼다. 다시 칼을 대야 했다. 이번에는 당분간 운동을 하기 어렵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조금의 땀에도 민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레디아의 진단 결과를 받은 뒤 SSG는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기 위해 움직였고, 결국 예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던 우타자 라이언 맥브룸을 20일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낙점했다. 계약 조건은 총액 7만5000달러다.

SSG는 “기예르모 에레디아 선수는 우측 허벅지 종기(모낭염) 증상으로 1차 시술을 받았으나, 감염이 악화되어 추가로 정밀검진 및 재시술을 받았다. 담당 의료진은 감염 예방과 회복을 위해 약 6주간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밝혔다”면서 “SSG는 신장 190㎝, 체중 99㎏의 우수한 체격을 갖춘 맥브룸을 1루수와 우익수를 소화할 수 있는 우타 거포형 야수로 평가한다. 또한 준수한 컨택 능력과 다양한 리그 경험을 겸비한 검증된 타자로, 지난해부터 미국 독립리그에서 활약하며 경기 감각도 유지해 오고 있어 팀 타선 공백을 메울 즉시 전력 선수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에레디아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총액 7만5000달러에 계약한 라이언 맥브룸 ⓒSSG랜더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다른 유형의 선수를 영입했다는 것이다. 에레디아는 콘택트 쪽에 장점이 있었다면, 맥브룸은 한 방이 있는 유형의 선수다. 굳이 따지자면 타율보다는 홈런 쪽에 더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는 SSG의 최근 팀 타격 사정과도 연관이 있다는 시선이 많다. SSG는 예나 지금이나 콘택트에서 장점을 가진 팀은 아니지만, 올해 팀 홈런이 리그 최하위에 처질 정도로 장타까지 줄어들었다.

문학을 홈으로 쓰는 구장에서 홈런 파워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시즌 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아직도 실전에 복귀를 하지 못하고 있는 최정이 없는 상황에서 한 방이 없는 SSG의 야구는 너무 무기력했다. 이 때문에 맥브룸의 한 방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맥브룸은 메이저리그에서도 66경기에 뛰었고, 캔자스시티 소속이었던 2020년에는 36경기에서 홈런 6방을 때린 경력이 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2021년 트리플A 115경기에서 32개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확도는 당연히 에레디아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홈런을 칠 선수가 사라진 SSG로서는 해볼 만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리고 만약 맥브룸이 좋은 활약을 한다면, 추후 외국인 선수 선발의 방향성도 달라질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에레디아가 부상을 털고 돌아오면 다시 자리를 차지하겠지만, SSG도 에레디아의 2026년은 확신하지 못한 채 여러 대안을 준비하던 상황이었다. 에레디아와 재계약, 에레디아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일지, 혹은 다시 거포로 돌아갈지는 맥브룸이 남길 인상과도 연관이 있을 전망이다.

▲ 캔자스시티 소속 당시의 라이언 맥브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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