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건진법사' 자택서 신권 뭉치 발견…尹 취임 후 발행

이영민 2025. 4. 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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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5만원권으로 1억 6500만원어치
검찰, 뭉칫돈 압수 후 출처 추적 중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검찰이 지난해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으로 추정되는 5만원권 현금 1억 6500만원어치를 발견해 압수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7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관련 재판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3일 법조계와 언론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전씨의 서울 서초구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현금 5만원권 묶음 3300매(1억 6500만원)를 압수했다. 이중 5000만원어치 신권에는 ‘한국은행’이 적힌 비닐로 포장돼 있었고, 해당 비닐에는 기기번호와 일련번호, 담당자, 책임자의 이름과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3일 후인 2022년 5월 13일이란 날짜가 찍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에 “해당 포장 상태는 금융기관으로 나가는 것이다”며 “담당자, 책임자, 일련번호는 지폐 검수에 쓰이는 것으로 일련번호만으로 현금이 어디로 나간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대기업 임원과 정치권 관계자, 법조인, 경찰 간부 등의 명함 수백장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전씨가 전 정부에서 유력 인사들로부터 기도비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면서 윤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하거나 인사에 개입하는 ‘정치 브로커’ 역할을 수행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전씨가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관계자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선물 명목으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받는 등 만남 주선이나 인사청탁의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22년 대선 이후 전씨가 통일교 전 간부인 윤모씨와 당시 윤석열 부부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전씨는 전 대통령 대선캠프가 차려진 지난 2021년 12월부터 윤씨에게 고문료와 기도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았다는 새로운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전씨와 윤한홍 국민의힘을 포함한 전 정부 인사들의 인사청탁 시도를 수사하던 검찰은 이 과정에서 현금 3000만원의 사진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전씨의 휴대전화에는 2022년 3월 전씨가 윤 의원에게 보낸 “봉화군수 추천합니다”, “합천군수 30년 친구 추천합니다”, “성남시장 후보입니다” 등의 메시지가 있었고 이들 중 일부는 실제 당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전씨의 휴대전화 등에서 윤씨가 ‘김 여사 선물’이라며 6000만원대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전달받은 기록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민 (yml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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