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언제해?" 오래 자도 잔소리 마세요…15분 더 잔 10대, 더 '똑똑'

박정렬 기자 2025. 4. 2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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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잠자리에 들고 오래 자는 청소년은 뇌 발달이 촉진돼 인지 기능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면 시간이 조금만 늘어도 '적금'처럼 쌓이면 10대의 뇌 기능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미국 케임브리지대와 중국 상하이 푸단대 연구팀이 10대 청소년 3000여명을 대상으로 수면 습관과 인지 능력 등 뇌 기능의 연관성을 검토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연구팀은 건강한 수면 습관을 지닌 청소년들이 수면이 부족한 청소년들보다 성적이 더 좋을 것이란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설계했다. 미국 청소년 중 뇌 스캔과 인지 검사를 완료한 3222명을 대상으로 핏비트를 사용해 수면 습관을 추적했다.

세부 분석을 위해 연구팀은 청소년들은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첫 번째 그룹(39%)은 가장 늦게 잠자리에 들고 가장 일찍 일어나 평균 7시간 10분 동안 잠을 잤다. 두 번째 그룹(24%)은 평균 7시간 21분 동안 잠을 잤고, 나머지 세 번째 그룹(37%)은 가장 일찍 잠자리에 들고 수면 시간도 약 7시간 25분으로 가장 오래 잤다.

분석 결과 각 집단 간 교육 성취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지만, 인지 검사에서 세 번째 집단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이어 두 번째 집단, 마지막으로 첫 번째 집단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뇌 스캔 결과에서는 가장 오래 잠을 잔 세 번째 집단의 뇌 용적이 가장 크고 뇌 기능도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6일 경기도 수원시 효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전국대학 지원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2024.12.06. jtk@newsis.com /사진=김종택


연구를 진행한 케임브리지대 임상 신경심리학 교수 바바라 사하키안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수면 중에 기억이 통합되기 때문에 수면이 인지 능력을 향상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수면 시간의 사소한 차이가 이처럼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놀랍다. 시간이 지나며 누적돼 큰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의학적으로 충분한 수면은 청소년기의 뇌 발달은 물론 정서 안정에도 필수적이다. 잠이 부족하면 뇌는 회복과 정리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해 기억력 저하, 집중력 문제, 아침 두통, 판단력 저하, 심지어 우울감까지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은 학업과 성장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시기라 낮 동안 졸림이 심해지면 학습 능력 저하는 물론 키도 원하는 만큼 자라지 않을 수 있다. 교통사고 등 외상 위험도 덩달아 커진다.

배희원 일산백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 중 심박수가 떨어지지 않고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이는 마치 심장이 밤새 운동을 계속하는 것과 같아 장기적으로는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커진다"며 "청소년기의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건강한 뇌와 몸을 만드는 필수적인 성장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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