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용수들 덕분에 풍요로워졌다"... 美 ABT 13년 만에 내한

김소연 2025. 4. 2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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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용수들 덕분에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는 엄청나게 풍요로워졌습니다."

수석무용수 서희, 안주원과 솔리스트 한성우, 박선미와 코르드발레(군무) 서윤정 등 어느새 ABT의 한 축이 된 한국 무용수 5명도 고국팬과 만난다.

22일 GS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전 재피 ABT 예술감독은 "한국 무용수들은 단순한 퍼포머가 아니라 힘 있는 목소리를 가진 예술가"라며 "각자 개성은 다르지만 기술이나 예술성이 뛰어나고 무모할 정도로 열심히 하는 태도가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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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7일 GS아트센터 개관 공연
ABT, '클래식에서 컨템포러리까지'
수석무용수 총 20명 중 14명 방한
제마 본드가 안무한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레퍼토리 '라 부티크'. ⓒEmma Zordan

"한국 무용수들 덕분에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는 엄청나게 풍요로워졌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발레단인 ABT가 총 66명의 무용수를 이끌고 한국을 찾았다. 24~27일 펼쳐지는 GS아트센터 개관 공연을 위해서다. 수석무용수 총 20명 중 7월 은퇴를 앞둔 질리언 머피 등을 뺀 14명이 참여한다. 수석무용수 서희, 안주원과 솔리스트 한성우, 박선미와 코르드발레(군무) 서윤정 등 어느새 ABT의 한 축이 된 한국 무용수 5명도 고국팬과 만난다. 22일 GS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전 재피 ABT 예술감독은 "한국 무용수들은 단순한 퍼포머가 아니라 힘 있는 목소리를 가진 예술가"라며 "각자 개성은 다르지만 기술이나 예술성이 뛰어나고 무모할 정도로 열심히 하는 태도가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올해 창단 85주년인 ABT의 내한은 13년 만이다. 재피 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예술계는 다시 연결되고 사회적 역할을 새롭게 상상해야 했는데 이런 중대한 시기에 생동하는 세계 문화의 중심인 한국에 오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전 재피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예술감독이 22일 GS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GS아트센터 제공

공연 타이틀은 '클래식에서 컨템포러리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소품과 2인무 시리즈를 회차별로 다르게 선보인다. 재피 감독은 "ABT 무용수들의 폭넓고 다각적인 재능을 드러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조지 발란신이 1947년 안무한 '주제와 변주'는 러시아 발레에 대한 헌사다. 트와일라 타프의 1986년작 '다락방에서'는 고전과 컨템포러리 움직임이 어우러진다. ABT 무용수 출신의 안무가 제마 본드의 '라 부티크'(2024)는 고전 발레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담았다. '변덕스러운 아들(2024)'은 안무가 카일 에이브러햄의 강렬하고 독창적인 움직임 언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재피 감독은 "작품 사이의 긴장감과 신선함이 있어 다양한 시대의 작품을 한 무대에 모으는 프로그램을 좋아한다"며 "ABT의 다재다능함(Versatility)과 다양성(Diversity)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BT 수석무용수 20명 중 14명 방한

이번 공연의 신작 레퍼토리에서는 재피가 2022년 예술감독을 맡은 후 달라진 ABT의 경향성도 가늠해 볼 수 있다. 22년간 ABT의 수석무용수로 활동한 재피 감독은 30년간 ABT를 이끌어 온 케빈 매킨지 후임인 첫 여성 예술감독이다. 그는 "예술감독이나 안무가 같은 예술 리더의 영역은 백인 남성 위주였지만 예술계는 더 큰 다양성이 존재함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여성이나 유색인종 안무가의 작품들로 레퍼토리를 확장함으로써 예술적 비전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베리 휴슨 ABT 경영감독은 "예술은 사람을 한데 묶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역할을 부여받는다"며 "전쟁과 경제적 위기, 인종 갈등을 빚는 암흑의 시기에 빛을 주는 게 ABT뿐 아니라 모든 예술기관의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22일 GS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아메리칸발레시어터 한국인 무용수들. 왼쪽부터 서희, 안주원, 박선미, 한성우. GS아트센터 제공

이날 간담회는 한국인 무용수 5명과 수석무용수 이저벨라 보일스톤, 제임스 화이트사이드도 참석했다. 2012년 동양인 최초 수석무용수의 타이틀을 단 서희는 후배 무용수들에게 도움을 주는 든든한 언니이자 누나가 됐다. ABT는 6월 뉴욕 링컨센터 오페라 극장에서 서희의 입단 20주년 기념 공연을 열어 줄 계획이다. 서희는 "ABT에서의 20년은 나에게 자존감을 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ABT 공연으로 정식 개관하는 GS아트센터는 6월 29일까지 총 9편 25회의 개관 페스티벌 공연을 이어간다. 하반기에는 대관 공연인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와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가 무대에 오른다.

트와일라 타프가 안무한 아메리칸발레 시어터의 레퍼토리 '다락방에서'. ⓒEmma Zordan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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