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서대 다독왕 “책은 진정한 친구… 독서로 나만의 세계 여행” 장윤호 상담심리학과 4학년
지난해 전자책 5권 등 228권 대출
“학창시설 학교 다독상 놓친 적 없어
유튜브·게임 대신 독서로 성장했으면”
“지금까지 5000권 이상의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모바일 게임, SNS(사회관계망), 유튜브, 숏폼에 길들여지지 말고, 책으로 나만의 여행을 떠나보세요.”
동서대학교에서 첫 다독왕이 탄생했다. 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동서대 민석도서관이 지난해 처음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가장 많이 빌려간 학생을 조사해 지난 3월 초 다독왕으로 선정했다.
지난달 31일 동서대에서 만난 상담심리학과 4학년 장윤호(23) 씨는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쓰고 해맑게 웃으며 독서의 효용성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날도 단테의 〈신곡〉을 읽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2024년 한 해 학내 민석도서관에서 종이책 223권과 전자책 5권을 대출해 읽었다. 일주일에 평균 4.4권의 책을 읽은 셈이다. 대학 도서관 외에도 주말에는 집 주변 공공도서관인 다대도서관에서 바다 풍경을 보며 책 읽은 시간을 즐긴다고 했다.
장 씨는 “친구들이 좋아하는 온라인 게임은 그 속에서 누군가와 경쟁해야 하고, 시간 내에 무언가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쫓기는 느낌, 강박이 느껴진다”면서 “반면 책은 읽었을 때 내 마음대로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생각할 수 있어 여유롭고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해 “책만큼 좋은 친구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다고 전했다. 장 씨는 “너댓살 때부터 책을 읽었고 초등학교 1학년부터 코로나가 닥치기 전인 고등학교 1학년까지 학교에서 주는 다독상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면서 “주로 학교 도서관을 이용했기 때문에 코로나 기간에는 도서관 이용이 폐쇄돼 독서 권수가 조금 줄었다”고 전했다. 학창시절에도 하루 3~4시간씩 책 읽는 시간을 정해놓고 꼭 지키려고 했다는 그는 “입시 공부보다는 독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조금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다운 결정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장 씨는 책을 읽지 않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고 했다. 그는 “합계독서율이 매년 추락하고 있고 청소년의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뉴스를 보면 마찬가지로 아쉬운 생각이 든다”면서 “책을 다양하게 읽다보면 문해력은 자연스레 길러지고, 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할텐데 하며 혼자 속상해한다”고 토로했다.
더불어 책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는 친구들에 대해서도 “요약 영상을 보는 것으로는 책 내용과 메세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병렬형 독서를 권유했다. 그는 “여러 권의 책을 챕터 별로 돌아가며 읽는 병렬형 독서 방식을 시도해보면, 독서가 지루하지 않고 내용이 환기될 수 있어 한번에 더 오랫동안 책을 읽을 수 있다”면서 “익숙해지면 꽤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전했다.
추천하고 싶은 책을 물었더니, 문학 분야에서는 비참한 전쟁 중에 더욱 소중해지는 평화와 사랑의 가치를 전달하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를, 비문학 분야에서는 올바른 역사관을 배울 수 있는 최태성의 〈역사의 쓸모〉를 소개했다.
앞으로 책과 밀접한 일을 하고 싶다는 장 씨는 “도서관 사서가 되는 것이 꿈이고, 전공인 심리상담에 독서를 접목하는 방식도 고민해보고 있다”면서 자신의 장래희망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