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대신 북카페 안돼"…고양시의회, 북카페 공사비 전액 삭감

신진욱 기자 2025. 4. 2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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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라는 이름 탓에 시민휴게공간 조성 공사가 늦춰지는 촌극이 고양시에서 벌어졌다.

시가 공립호수공원작은도서관을 폐관하면서 같은 호수공원에 들어서는 '북카페'와 중복되는 예산 낭비라는 입장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하자 시의회는 북카페 공사비를 두 차례 연속 전액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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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18억 본예산 이어 1회 추경에서도 전액 삭감
시의회 "도서관센터가 사과문 올리고 사업명에서 '북' 빼라"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공원에 들어설 예정인 북카페 조감도. 고양특례시 제공


북카페라는 이름 탓에 시민휴게공간 조성 공사가 늦춰지는 촌극이 고양시에서 벌어졌다.

시가 공립호수공원작은도서관을 폐관하면서 같은 호수공원에 들어서는 ‘북카페’와 중복되는 예산 낭비라는 입장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하자 시의회는 북카페 공사비를 두 차례 연속 전액 삭감했다.

이로써 시는 2023년부터 추진해 온 일산호수공원 내 ‘북카페 조성사업’이 기약 없이 연기될 위기에 처했다고 22일 밝혔다.

북카페 조성사업은 일산동구 장항동에 위치한 호수교 아래 유휴공간을 활용해 시민에게 휴식 및 독서 공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2023년 말 설계 예산을 확보해 현재 실시설계가 약 90% 진행된 상태다.

북카페가 들어설 일산동구 장항동 소재 호수교 하단 전경. 고양특례시 제공


북카페는 단층에 연면적 약 240㎡ 규모로 목재와 코르크 등 자연친화적 자재를 사용하고 바닥난방 방식으로 지어진다. 카페 기능과 독서 공간을 결합해 독서 및 소규모 문화활동이 가능한 복합문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주변 약 2천200㎡ 공간에 대한 교량 하부 도색, 바닥 포장 등 환경 개선 공사도 함께 진행한다.

이를 위해 시는 2025년 본예산안에 공사비 18억원을 편성했으나 시의회 심사 과정에서 전액 깎였고 1회 추경에서는 주변 환경개선 공사비를 제외한 8억8천400만원을 편성·요구했으나 이 역시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는 시의회가 설계비는 통과시켜 놓고 공사비를 삭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착공이 늦어지면 시민 편의와 문화 향유의 기회를 빼앗는 한편 휴식 공간을 기대했던 시민들의 실망과 불신도 커질 것이라며 시의회의 오락가락 예산 심의를 비판했다.

반면 시의회는 시민들 뜻에 따라 공립작은도서관 폐관에 반대해 왔는데 북카페가 생기니 호수공원작은도서관 문을 닫는다는 시 행정을 어떻게 찬성할 수 있냐는 입장이다.

실제 1회 추경을 심사했던 292회 임시회의 환경위와 예결위 회의록을 보면 여야 의원 다수가 시민을 위한 휴게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업 취지에는 공감하나 이름에 ‘북’이 들어 있어 찬성하기 어렵다며 사업명을 변경하라고 요구했다.

최성원 의원은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북카페 사업과 작은도서관이 중복된다는 입장문을 냈던 도서관센터가 이제 와서 말을 바꿨다”며 “그런 입장문을 올린 것을 사과하면 다시 논의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9월에 있을 2회 추경에서 시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완공이 1년 넘게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신진욱 기자 jwshi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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