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월부터 미국산 대두 안 샀다…브라질서 대체 조달
4월초 브라질산 콩 240만톤 구매
중국은 미국산 콩 최대 수입국
관세로 가격인상…‘美농산물 대체지’ 남미로 눈돌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지난 1월 중순부터 미국산 대두와 옥수수 구매예약을 중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산 대두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미국을 대신해 브라질에서 이달 초 최소 240만톤(t)의 콩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신문(닛케이)은 20일 미국 농무부가 발표한 외국기업의 대두 및 옥수수 구매 예약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한 브라질대두생산자협회를 인용해 “4월 초 일주일간 중국은 최소 240만톤의 콩 구입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는 이례적인 대규모 계약으로 중국이 통상 1개월간 사들이는 양의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 건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1월 16일 이후 ‘제로(0)’가 지속되고 있다. “수출처 불명”이라는 계약도 있지만 2024년 12월까지 매월 중국 기업의 구매가 복수 건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뉴욕타임스는(NYT)는 미국은 중국에 콩을 어떤 품목보다도 많이 수출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만 중국에 수출한 콩이 2700만t에 달했고, 이는 128억달러(약 18조2000억원)에 달하는 양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전체 중국 수출액 중 9%가 콩값에 해당한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 2주간 미중 간 관세부과 맞대응으로 미국의 대중관세가 145%, 중국의 대미관세가 125%로 치솟은 상황에서 양국의 콩 무역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의 콩 생산자, 중국의 콩 수입자에게는 큰 타격이지만, 콩의 미국 대체 수입지 중 하나인 브라질 등의 나라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는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지난해 미국의 콩 수출품 중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갔지만, 앞으로 관세가 붙기 시작하면 값이 치솟아 중국은 대체 수입지를 물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히더 포이어스타인은 “농부들은 날씨, 전염병, 농기계 고장과 같은 장벽을 매일 넘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일상”이라면서 “하지만 관세는 우리 삶의 지속성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로 미국이 또 한 번 부흥기를 맞이할 거라고 호언장담하지만, 포이어스타인과 같은 수만명의 콩 생산자들은 트럼프가 미국 농업을 파괴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본의 아니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농부를 돕는 길을 여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콩 생산량은 세계 콩 생산량의 28%에 달하지만, 브라질은 세계 콩 생산량의 40%를 담당하고 아르헨티나까지 가세하면 52%까지 올라간다.
브라질의 콩 생산업체 기라솔 애그리콜라의 누사 로페스 대표는 “콩을 미국에서 구하지 못하면 브라질로 온다”며 “브라질에서 더 구매하려면 그만큼 더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의 130 파운드(약 59㎏) 무게의 콩 한 자루 판매가는 지난달 가격에서 10% 오른 21달러다. 이미 이 업체는 콩 생산량 대부분을 중국에 팔고 있지만, 앞으로는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더 높일 계획이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농부들에겐 가격 인상 시점이 적기가 아니었다.
남미에서 콩 수확 시기는 지났고, 이미 물량의 4분의 3을 판매한 상태라고 브라질 최대 콩 생산자인 브라질 식물성기름 생산자협회의 안드레 나사르 회장이 말했다.
콩 판매를 마감하지 않은 생산자들은 판매를 보류하고 무역전쟁이 지속되기를 바라며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미국이 주도한 세계 무역갈등으로 콩값이 더 치솟을 거라 기대하는 것이다.
미국 콩 생산자들 역시 성실히 농사짓고 최선의 시나리오를 기대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다.
콩 생산 농부 포이어스타인은 200에이커(약 80만㎡) 규모 토지에서 곧 농사 개시를 준비 중이다. 자연 재해나 병충해를 피해 잘 경작하면 가을께는 60만 파운드(약 272t) 규모의 공을 생산할 전망이다.
그는 “과거에 하던 일이라고 해서 지금도 반드시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며 “지금은 모든 것이 매순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농민들은 당장 위기를 모면하는 것보다는 장기적 대안 마련에 희망을 품고 있다.
중국이 아닌 인도, 이집트, 멕시코 등 미국 콩을 수입할 더 큰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또한 콩을 바이오 연료 등 식용 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도 미국에서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도 이미 겪은 바 있다. 당시에도 중국과 무역전쟁이 시작되자 수혜자는 브라질 콩 생산 농부들이었다.
미국은 무역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브라질 콩 수입을 35%(약 7250만t) 늘린 반면, 중국 콩 수입액은 같은 기간 14%(약 2700만t) 줄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신문은 트럼프 1기때와 지금 다른 점은 중국이 지난 10여년간 브라질에서 콩 수입량을 더 늘리기 위해 브라질 철도·해운·항만 시설에 투자했다는 점이며, 중국 국영 거대 식품회사 ‘코프코’는 올해 브라질 산토스에 중국 외 지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항구를 올해 개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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