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조 적자 난 서울교통공사…결국은 요금 올려 손실 메꾼다

정석환 기자(hwani84@mk.co.kr) 2025. 4. 21.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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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누적 적자
작년 기준 19조원 육박
하루 이자만 3억원 부담
“적자 해소에 도움 될 것”
기후동행카드 가격은 유지
무상운송으로 인한 적자 심각
정부 지원 필요성 강조할 듯
[사진 = 연합뉴스]
서울시가 ‘상반기 지하철 요금 150원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더 이상 요금 인상을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하철 운영 기관인 서울교통공사의 적자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데다, 어차피 사전에 결정된 인상분인 만큼 가능한 한 빨리 인상을 마무리해야한다는 것이다.

2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교통공사의 당기순손실은 724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5173억원 대비 40%가량 증가했다.

누적 적자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 누적 적자는 18조9222억원으로, 19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총 부채는 7조3474억원으로, 서울교통공사는 하루 이자만 3억원 넘게 내고 있다. 전기료 등 운영 비용은 빠르게 오르는 동안 지하철 요금 인상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서울교통공사 경영지표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게 서울시 판단이다.

서울시는 2023년 10월 지하철 기본요금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 올린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2024년에 150원을 추가 인상하겠다고 했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보조를 맞추면서 실제 인상은 이뤄지지 않았었다.

이런 가운데 조기 대선까지 확정되면서 요금 인상 시기가 하반기로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결국 서울시 등이 상반기 내 인상으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교통공사 적자 원인이 다양하고, 인상도 예정보다 늦춰져 적자를 100% 해소하기에는 부족하겠지만 이번 인상이 서울교통공사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수도권 지하철 요금이 올라도 서울시 핵심 교통 정책인 기후동행카드 가격은 인상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기후동행카드 운임 인상을 위한 서울교통공사 이사회 특별건의’를 채택했다. 당시 서울교통공사는 적자가 심화됨에 따라 향후 지하철 운임 인상 시 기후동행카드 운임을 함께 올려야 한다고 서울시에 특별 건의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각종 정책으로 인한 서울교통공사의 영업손실분은 1246억5000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기후동행카드로 인한 서울교통공사 부담분은 670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기후동행카드 전체 손실액은 1341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절반씩 부담하는 구조다.

이 같은 요구에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가격 인상을 위한 논의나 검토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후동행카드는 환경 문제에 시민들이 함께한다는 취지로 시작됐고, 2023년 10월 지하철 가격이 인상됐을 때 이에 따른 시민들 부담을 줄이기 위한 측면도 있는 정책”이라며 “지하철 가격이 인상된다고 해서 기후동행카드 가격을 바로 올릴 수는 없고, 검토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적자 개선을 위해 무임수송 손실에 대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무임수송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도입됐고, 거주지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만큼 국가 사무에 해당해 ‘공공서비스에 따른 손실보전 지원(PSO)’ 대상이라는 것이 서울시 주장이다. 특히 현재 무임수송 비용 가운데 약 70%를 보전받는 코레일과 동일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 토론회를 열고 “2024년 기준 무임승차 인원은 전체 중 약 17%인 하루 751만명이고, 이로 인한 손실액은 한 해 4000억원 수준”이라며 “재원 대책이 없는 무임손실 증가는 구조적 적자를 야기하고, 안전 투자 기회를 놓치는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지하철 운영이 엄연히 지방자치단체 사무라며 PSO에 동의하지 않고 있어 향후 정부와 서울시 간 의견 차가 쉽게 좁혀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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