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람 없어도 로봇·AI가 척척"… `꿈의 공장` 기술 집대성
경북 구미 4공장 생산라인 공개
AMR 수십대 실시간 자재 운반
패널 보호필름 제거도 '로봇 몫'
설비부착 센서로 AI데이터 축적
"장기적으로 완전한 무인화·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드림팩토리를 구축할 것이다. 현재 엔지니어의 역할인 데이터 분석도 머지 않아 인공지능(AI)이 수행할 것이다. 우린 반도체 기판 후발주자이지만, 드림팩토리 구현을 통해 일본 경쟁 기업과의 격차를 따라잡겠다."
강민석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부사장)은 지난 17일 FC-BGA 생산라인이 있는 LG이노텍 경북 구미 4공장에서 이 같이 자신감을 드러냈다.
LG이노텍이 기존 스마트팩토리보다 AI·로봇·디지털 트윈 등 최신 기술 역량을 한 단계 더 높인 경북 구미 4공장 생산라인을 처음 공개했다. 회사는 이 공장을 '드림팩토리'로 지칭했다.
LG이노텍은 최첨단 자동화 라인을 앞세워 AI 시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고부가 반도체용 기판인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의 품질과 수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 축구장 3배 규모 공장 누비는 자동로봇(AMR) 수십대…생산 근무자 대체=생산 현장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방진복과 위생모, 두 겹의 장갑, 마스크를 착용했다. 첨단 부품의 특성 상 아주 작은 이물질(눈썹, 침 등)만 들어가도 품질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클린룸을 통과하자 거대한 크기의 드림팩토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드림팩토리의 총 면적은 2만6000㎡ 규모로 월드컵 축구 경기장의 3배 크기다.
그러나 실제 생산라인에서는 사람보다 로봇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로봇들은 끊임없이 움직였고, 간혹 만나는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은 거의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었다.
여러 설비 시설들 사이에 자동로봇(AMR) 수십대가 쉴 새 없이 오가며 자재를 운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원자재에 찍힌 바코드를 공정 설비가 자동 센싱하면, 제품 스펙에 맞는 공정 레시피가 자동으로 세팅된다. AMR은 공정이 완료된 제품을 스토커(Stocker)에 적재했다.
패널에 붙어있는 보호 필름을 벗겨내는 공정 과정도 사람이 아닌 로봇이 진행했다. 이는 기존 제조업 현장에서는 매우 드문 일로 꼽힌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전 공정에 논터치(Non-Touch)식 생산설비가 구축되면서, 작업자에 의한 핸들링 불량이 대폭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공장 전체의 생산현황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LMS)도 눈에 띄었다. 대형 화면에는 현재 가동중인 생산라인과 제품 이동, 재고 상황, 설비 이상 유무, 제품 생산 실적과 품질 현황 등을 한 눈에 모니터링 할 수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드림팩토리 생산라인 근무자 인원을 공개할 수는 없으나, 다른 경쟁사 생산 공장에 비해 근무자 수가 큰 폭으로 적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며 "로봇이 일하다 보니 오차가 거의 없으며, 제품 수율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자동화 시스템, 고객사 대응력도 높인다=LG이노텍은 드림팩토리를 통해 '4無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작업자, 실패비용, 사후보전손실, 안전사고'를 제거해 FC-BGA 품질 향상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드림팩토리 내부에는 4無 전략이 생산라인 곳곳에 표시돼있었다.
드림팩토리의 이 같은 자동화 공정은 고객사 다양한 요구에 실수 없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드림팩토리 내부에선 하루에 100GB(기가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생성된다. LG이노텍은 모든 설비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생산과정 전반에 걸친 데이터를 축적한다. AI는 이를 학습해 불량 예측 및 검사 시스템에 제공하고, 기존 육안으로 잡아내기 어려웠던 미세 불량 영역을 30초 만에 잡아낸다.
LG이노텍은 이렇게 구축한 데이터를 고객사에도 제공한다. 고객사는 생산 과정을 공유받으면서, 품질 향상을 위한 자체 피드백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솔루션은 일본 기업 등 타 경쟁사는 제공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LG이노텍은 또 드림팩토리를 생산 실패 비용을 줄이고, 설비 고장 등을 사전 예방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오는 2026년까지 생산 과정 중 발생하는 품질 이상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공정 지능화시스템(i-QMS)를 도입하고, FC-BGA 생산 전 과정을 자동화한다는 계획이다.
◇ 하이엔드 FC-BGA 시장 단계적 진입…"2030년 조 단위 사업 육성"
LG이노텍은 구미 4공장을 FC-BGA 생산 기지로 활용하고, 이 사업을 오는 2030년 조 단위 규모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FC-BGA(PC·서버용) 시장은 AI 기술 발전에 따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11조3000억원에서 2030년 20조4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10.3%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말 북미 빅테크 고객사향 PC용 FC-BGA 양산에 돌입한 데 이어 최근 빅테크 고객 추가 확보에 성공했다. 올해는 PC CPU용 FC-BGA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중 서버용 FC-BGA 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고부가 반도체용 유리기판 기술도 내재화할 계획이다. LG이노텍은 글로벌 고객사들과 협업해 해당 프로모션을 이어가고 있다.
강 부사장은 "FC-BGA 후발 주자로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선 우리만의 무기가 필요했고, 이를 드림팩토리로 구현했다"며 "첨단 디지털과 데이터, AI 기술력을 생산라인에 구축한 것이 기존 경쟁사들과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FC-BGA 생산을 지속 확대해 나가며 이 사업을 2030년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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