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할수록 시청자 빠져 드는 묘한 예능…'대환장 기안장', 중독 부르는 이유? [이유민의 OTT로그]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울릉도 한복판, 지붕 없는 침대와 맨손 카레가 낭만이 되는 곳. 지난 4월 8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은 기안84의 상상력과 방탄소년단(BTS) 진, 배우 지예은의 맨몸 투혼이 만나 탄생한 신개념 민박 버라이어티다. 불편함을 웃음으로 바꾼 이 실험, 과연 성공적일까?
◇ 넷플릭스 형 B급 예능 실험…낯설지만 중독된다
'대환장 기안장'은 얼핏 보면 엉성하고 불편하다. 울릉도 바다 한복판, 지붕도 제대로 없는 야외 침대,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따라 흔들리는 영업 방식이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민박 운영은 기존 예능 문법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바로 그 '낯설고 불편한 설정'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긴다. 기안84 특유의 상상력에서 출발한 이 기획은 정형화된 예능 문법을 거부하고, 불완전함 자체를 콘텐츠로 승화시켰다.
이 실험은 넷플릭스와 만나 더욱 강력해졌다. 편성 제약 없이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편집이 가능해졌고, 기존 방송에서 보기 힘들었던 B급 감성의 '웃픈' 정서가 제대로 살아났다. 기안84가 직접 설계한 비실용적인 민박 구조, 맨손으로 카레와 짜장을 먹는 장면 등은 바로 그런 대표 사례다. '대환장 기안장'은 지금까지 넷플릭스가 선보인 한국형 리얼리티 예능 가운데 가장 독특한 시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월드 스타도 울릉도에선 평등하다… 출연진의 '케미'가 살린 예능
방탄소년단 진의 출연은 단연 화제였다. 전역 후 스스로 선택한 첫 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고, 진의 '인간적인 매력'은 기안84의 엉뚱한 세계를 부드럽게 감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진은 빗속에서도 불평 없이 노숙을 감수하고, 손님들을 위해 가마솥을 닦고 백종원에게 전화를 걸어 요리법을 물었다. 그 어떤 특권도 없이, 오히려 누구보다 성실하게 움직이는 진의 모습은 '월드 스타'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기안84는 진의 리더십에 대해 "이 프로그램의 실세"라고 표현했고, 지예은은 "처음엔 거리감이 있었지만, 진이 먼저 다가와 줘서 금방 가까워졌다"며 훈훈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특히 세 사람의 조합은 예상 밖의 시너지를 냈다. 기안84의 즉흥성과 진의 성실함, 지예은의 열정이 기묘한 균형을 이루며 웃음과 따뜻함을 동시에 만들어냈다.
그 진심은 현장에서도 드러났다. 지예은은 프로그램 초반 4~5일 만에 눈물을 보였다. 기안84는 이를 두고 "예은이가 울더니, 나도 그 뒤로 너무 힘들어서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책임감은 큰데 부담이 되니까 서러워서 눈물이 났다"고 말한 그의 고백은 '대환장 기안장'의 낭만이 단순한 웃음 그 너머에 있음을 보여준다.
◇ 기안84가 던진 코드…시청자는 왜 이 '불편함'에 끌릴까
'대환장 기안장'은 MZ세대 시청자에게 특히 강한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한 웃음을 넘어선 '불편하지만 낭만적인' 삶에 대한 판타지 때문이다. 실용성과 생산성이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기안84는 비효율과 불완전함을 일부러 들여놓는다. 자신도 "최대한 불편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 그는, 세상과 거꾸로 가는 민박집을 만들고, 규칙 대신 관계를 중시하며, 감정과 사소한 배려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다.
그 안에서 진은 '보완자' 역할을 맡는다. 사장인 기안84가 무계획하게 흐를 때, 진은 손님에게 먼저 다가가 설명하고 음식을 챙긴다. 불친절한 숙소에서 '사람'으로 채우는 정서는, MZ세대가 공감하는 관계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코드와도 닿아 있다. 불완전한 환경에서 피어나는 진심은, 표면적인 서비스보다 훨씬 더 깊은 울림을 남긴다.
◇ 예능계 '기안 유니버스'의 확장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를 거쳐 '대환장 기안장'에 이르기까지, 기안84는 이제 하나의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있다. 그 유니버스는 '엉뚱함', '불편함', '인간적인 솔직함'을 기반으로 하며, 기안84는 그 안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대환장 기안장'은 결국 기안84 혼자의 세계가 아니다. 그 세계를 함께 수놓는 동료들이 생기면서, 그 '기안적 세계관'은 예능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즌1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시즌2에서는 또 어떤 인물들이 이 유니버스에 합류할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lum525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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