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미쳐있었죠"...'심리학도' 박은빈이 본 "하이퍼나이프' 세옥은? [mhn★인터뷰①]
"이미지 탈피보단 안 해본 역할이라...오묘한 매력 있었죠"
반사회성 인격장애 지닌 천재 의사
"어려운 역할...공감 혹은 설득 시키고자"
(MHN 장민수 기자) "촬영 내내 미쳐있었어요. 세옥은 제정신으로 살아가기 힘들어요. 주변에서도 계속 그렇게 담금질을 하죠. 저도 그런 세옥의 감정을 대리 경험하면서 치열하게 사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 박은빈에게 이런 얼굴도 있었나. 디즈니+ 시리즈 '하이퍼나이프' 정세옥 역으로 또 한 번 새로운 변신을 감행했다.
뇌수술에 집착하는 천재 의사지만, 사이코패스 혹은 소시오패스의 성향을 지닌 살인마이기도. 박은빈은 순진무구한 표정부터 소름 돋게 날 선 눈빛까지 지독하게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해 냈다.
최근 출연작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tvN '무인도의 디바'에서 보인 선한 이미지와 반대되는 캐릭터였기에 더욱 강렬히 다가왔다. 그러나 그는 "작품 선택에 있어 이미지 탈피라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라며 "안 해본 장르, 역할을 시도해 보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다"라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이어 "(선택 당시 촬영하는 캐릭터와) 반대 성향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 무인도의 디바 촬영 때였다. 그때 (서목하 역은) 긍정적인 인물이었다. 하이퍼나이프 제목을 보고 궁금해서 첫 장을 열었는데 의사인 주인공이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죽이기도 한다는 로그라인이 범상치 않게 느껴졌다. 본 적 없는 사제 관계를 그리는 오묘한 매력이 있었다"라고 작품과의 첫 만남 순간을 떠올렸다.
세옥은 살인은 물론, 무서울 것 없는 어린아이처럼 거친 언행을 일삼는다. 집착과 광기. 30년 차 배우이지만 박은빈 역시도 처음 접한 캐릭터다.
이에 그는 "악행을 맘껏 저지를 수 있는 판을 깔아주셔서 좋았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나쁜 짓 정말 많이 할 수 있었다. 나쁜 말도 이렇게 많이 해본 게 처음이다. 사실 욕을 많이 한 건 아닌데 욕 같은 말들이 많았다. 이런 식으로 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내가 거울로 보지 못한 모습이 이 캐릭터의 느낌이구나 하는 것들을 모니터링하면서 발견했다. 그럴 때마다 새로운 연기를 해본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게 된다"라고 새로운 연기에 도전한 소감을 전했다.
분명 정상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왜 저럴까 쉽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 현실에서 마주하면 제정신이 아니라고 슬금슬금 피하게 될 스타일. 그러나 극 중 세옥은 비호감보다는 어쩐지 매력이 넘쳤다. 훌륭한 대본과 연출의 힘도 있지만, 무엇보다 박은빈의 캐릭터 연구가 빛을 발했을 터.
박은빈은 "시청자분들이 다 공감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저는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촬영을 했다. 그게 배우로서의 임무라고 봤다"라며 "다른 곳에서 레퍼런스 찾기보다 나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인물 창조한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새로운 친구 한 명 사귄다고 생각했다"라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그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 DSM-5(미국정신의학협회가 발행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 ICD(국제질병분류)의 자료를 참고하며 인물 분석에 나섰다고.
그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라고 정의 내리기에는 이제 전문가들은 둘의 구분이 유의미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며 "반사회성 인격장애의 더 넓은 범위로 참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극에서 사이코패스라는 식으로 보여주지 않는 건 사람들의 편견 때문이다"라고 준비 과정에서 가졌던 우려도 전했다.
박은빈은 "공감이 떨어진다는 건 타인의 고통이나 슬픔에 관심이 없는 거지 무감정한 것과는 별개다"라며 "비도덕적이고 양심이 결여돼있다. 서실장(윤찬영) 등 사람들에 관심이 없고, 그들의 감정에 무감각하게 지내는 것 자체가 반사회성인격장애에 부합하지만, 사이코패스라고 말하지 않는 건 거기에 국한 지어 편견으로 보실까 (우려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럼 세옥을 어떤 인물로 보고 준비했을까. 그는 "(일부)어린아이처럼 극도의 이기심 가진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자기 욕구에 충실하고 남을 헤아릴 마음이 없다. 내 생각만 정답이라고 보는 독선적인 캐릭터다. 때로는 그게 남들에게 생떼로 보일 수 있다. 그런 것들을 전형적이지 않게,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인물의 전형성을 좀 다르게 표현해 보고 싶었다"라고 연기 포인트를 전했다.
소위 그러한 성격의 인물들이 극중 악당으로 나오는 것과 달리 '하이퍼나이프'에서는 주인공이기에 더욱 쉽지 않았다. 살인을 저지르는 주인공을 시청자가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물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의 살인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지만, 적어도 극 중 세옥의 행보는 끝까지 따라가고 싶도록 했다.
박은빈은 "모두를 이해시키긴 어려울 거라고 봤다. 사랑받을 수만은 없는 역할이라고 인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그냥 빌런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으로 이야기 이끌어가야 하니까 어렵긴 했다"라고 가졌던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완전 감정 이입을 안 하면 드라마를 볼 어떤 가치가 있나 싶었다. 그래서 공감은 안 되더라도 이해는 되든지, 아니면 반대로 이해는 안 되지만 공감이 되든지. 그렇게 설득시키고자 했다"라며 "작품을 다 보면 세옥에 대해 납득은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애를 써봤다"라고 전했다.
'30년차' 박은빈, '3년 선배' 설경구와 치고받은 사연은? [mhn★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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