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프로 2년차가 리그 톱5 됐지, 김세빈은 왜 커리어하이 경기에도 "그날은 좀 아니었다" 고개 가로저었나 [인터뷰]
최근 몇 년 새 김세빈만큼 주목받은 V리그 여자부 신인은 없었다. 일단 부모님이 김철수(55) 한국전력 단장과 여자배구 전설 김남순(55)인 배구인 2세 출신이었다. 본인부터도 한봄고 시절 뛰어난 기량으로 2023~2024시즌 V리그 신인드래프트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프로에 입문했다.
데뷔 시즌도 기대에 부응했다. 김세빈은 주전 미들 블로커로 출전하면서 시즌 200득점에 경기 MVP도 한 차례 수상하면서 압도적인 표 차이(전체 31표 중 30표)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올 시즌은 여느 스포츠 스타들이 그러하듯, 소포모어 징크스가 예상됐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기량 차이는 현격하고 한 시즌을 경험하며 충분한 분석이 됐기에 부진하다 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갑작스러운 기흉 수술로 시즌 준비가 늦어지면서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지가 우려됐다.
일부의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초반 결장으로 지난 시즌보다 더 적은 세트에 나섰음에도 229득점(리그 29위), 공격 성공률 42.66%, 서브 세트당 평균 0.117개, 블로킹 세트당 평균 0.719개, 리시브 효율 30.77%로 대부분의 지표에서 괄목할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블로킹 부문 리그 4위, 속공 5위 등으로 미들 블로커로서는 리그 톱5에 올라섰다 평가해도 무리가 없을 성적을 냈다.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김세빈은 "올 시즌은 여러모로 많이 힘든 시즌이었다. 초반에 너무 경기가 안 풀려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운동을 통해 이겨내 보려 해도 잘 안되니까 거기서 또 심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후반으로 나아갈수록 시즌 초반보다는 괜찮아져서 마음이 편했다"고 프로 두 번째 시즌을 돌아봤다.
3라운드부터 차츰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1~2라운드 공격 성공률이 40% 미만에 머물렀으나, 3라운드부터는 시즌 끝까지 40% 이상의 성공률을 유지하며 도로공사가 5위로 시즌을 마치는 데 공헌했다.
김세빈은 "올 시즌 항상 경기를 준비할 때 블로킹을 가장 많이 신경 썼다. 올스타 브레이크 때 블로킹과 관련해 상당 부분을 보완할 수 있었고, 그게 도움이 됐다. 지난해보다는 한층 성장했다고 느끼는 부분도 있는데, 그래도 아직 멀었다. 블로킹도 아직 고칠 점이 많은데 그게 잘 안돼서 심적으로 힘든 것도 있었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개인 한 경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던 3월 19일 6라운드 정관장전도 김세빈에게는 아쉬운 게임이었다. 그날 김세빈은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17점), 공격 득점(10점), 공격 성공률(43.48%) 등을 갈아치우며, 도로공사가 풀세트 접전 끝에 정관장을 제압하는 1등 공신이 됐다. 하지만 김세빈은 "올 시즌 만족스럽거나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없는 것 같다. 말씀해주신 정관장전도 토스가 다이렉트로 왔는데 놓친 부분도 있었고 스스로 '이건 좀 아니다' 싶은 범실이 너무 많았다"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블로킹도 잘하고 서브도 잘 들어가고 공격도 잘하고 뭐든 다 잘해야 만족스러운 경기가 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뭐가 그렇게 아쉽고 어려웠을까. 도로공사는 신인 선수들이 성장하기 좋은 구단 중 하나로 꼽힌다. 오랜 기간 도로공사를 이끄는 김종민 감독은 구단이 성적을 내야 할 때와 아닐 때를 빠르게 판단하고, 성장을 위해 어린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주는 사령탑이다. 또한 같은 팀에는 V리그 대표 미들 블로커 배유나가 캡틴으로 있고, 신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임명옥, 강소휘, 문정원 등 조언을 구할 멘토가 많다.
그러면서도 "(배)유나 언니의 경우 워낙 발이 빠르고 기술이 좋아서, 보고 따라하려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언니가 항상 자세하게 알려주는데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몸이 잘 안 따라준다. 그래도 계속해서 블로킹 리딩이나 손 모양을 보완하고 싶고, 이동 공격도 많이 연습해서 다음 시즌에는 많이 해보고 싶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공교롭게도 김세빈은 도로공사가 흥국생명을 상대로 기적적인 V리그 최초 챔피언 결정전 리버스 스윕으로 우승을 달성한 뒤 입단했다. 팀이 우승 후 리빌딩을 선언한 탓에 아직 봄배구와 거리가 먼 상황이지만, 올 시즌 흥국생명과 정관장이 보여준 명승부는 어린 미들 블로커의 승부욕을 끓어오르게 했다.
김세빈은 "이번 챔피언 결정전은 내가 그 자리에 있지 않은데도 심장이 벅차올랐다. 끝내 흥국생명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우리 팀과 함께 저런 자리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비시즌 동안 올 시즌 안 됐던 걸 잘할 수 있게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힘을 더 키울 생각이다. 올해 이단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 사실 이단 연결뿐만 아니라 만족할 만한 것들이 많이 없어서 자신감도 확 떨어지고, 불안감도 커졌다. 블로킹도 4위 했고 지난해보다 조금은 성장했다고 느끼는데,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어서 조금 더 열심히 해보려 한다. 당장 다음 시즌은 아니어도 언젠가 블로킹 1등도 꼭 해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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