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마스터스 제패…우즈 이후 25년 만에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최대영 2025. 4. 1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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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마침내 '꿈의 무대' 마스터스 토너먼트 정상에 오르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 골프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했다.

매킬로이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 더블보기 2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기록,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우승 상금은 420만 달러(약 60억 원)다.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군림해 온 매킬로이는 2011년 US 오픈, 2012년 PGA 챔피언십, 2014년 디 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유독 마스터스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17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그린 재킷'을 품에 안으며 오랜 갈증을 해소했다.

이로써 매킬로이는 골프 선수로서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메이저 대회 우승은 2014년 PGA 챔피언십 이후 11년 만이다.
남자 골프 역사상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진 사라젠, 벤 호건(이상 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에 이어 매킬로이가 6번째다. 특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2000년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이후 25년 만에 새로운 그랜드슬래머가 탄생하며 골프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우승으로 매킬로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올해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3승째를 기록했고, 통산 승수는 29승으로 늘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오거스타는 매킬로이에게 쉽게 영광을 허락하지 않았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매킬로이는 1번 홀(파4)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에 빠지면서 더블 보기를 기록, 챔피언 조에서 함께 경쟁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2번 홀(파5)에서는 디섐보가 투온 투퍼트 버디를 잡아내며 매킬로이를 1타 차로 앞서 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매킬로이는 3번 홀(파4)과 4번 홀(파3)에서 약 3m의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연속 버디를 낚았고, 이 두 홀에서 디섐보는 연속 보기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3타 차로 격차가 벌어졌다.
디섐보가 11번 홀(파4)에서 더블 보기 등으로 무너지면서 챔피언 조 안에서의 경쟁은 싱겁게 끝났지만, 매킬로이는 다른 조의 로즈와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에게 쫓기며 경기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13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이 물에 빠지면서 다시 더블 보기를 기록했고, 14번 홀(파4)에서도 1타를 잃으면서 로즈에게 단독 선두를 내준 것이다.

매킬로이가 15번 홀(파5)에서 완벽한 투온 이후 투퍼트로 버디를 잡아내며 반등하자, 로즈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끝까지 매킬로이를 압박했다. 로즈가 먼저 경기를 마친 뒤 매킬로이는 17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다시 1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서 우승에 가까워지는 듯했지만,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1.5m 파 퍼트를 놓치면서 결국 연장전으로 향했다.

기세에서 로즈에게 밀릴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매킬로이는 흔들리지 않았다. 18번 홀에서 이어진 1차 연장전에서 로즈(279야드)보다 30야드 넘게 먼 314야드의 티샷을 페어웨이에 정확히 보낸 매킬로이는 두 번째 샷을 홀 1m가량에 붙여 이번에는 놓치지 않고 버디를 잡아내며 파에 그친 로즈를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마침내 꿈에 그리던 '그린 재킷'을 입게 된 매킬로이는 그대로 그린에 무릎을 꿇은 채 기쁨의 눈물을 쏟아냈다.

로즈는 2013년 US 오픈 이후 메이저 트로피 추가에 실패했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데일리 베스트인 6언더파를 몰아치며 연장전까지 가는 저력을 과시했다.

패트릭 리드(미국)가 3위(9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쳤고, 지난해 우승자인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4위(8언더파 280타)에 올랐다. 한국의 임성재는 이날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5위에 올라 2020년 준우승, 2022년 공동 8위에 이어 마스터스에서 3번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디섐보도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고, 오베리가 7위(6언더파 262타), 잰더 쇼플리(미국)와 제이슨 데이(호주) 등이 공동 8위(5언더파 283타), 욘 람(스페인)과 조던 스피스, 콜린 모리카와(이상 미국) 등은 공동 14위(3언더파 285타)로 뒤를 이었다. 안병훈은 공동 21위(2언더파 286타)에 자리했고, 김주형은 이날만 7타를 잃으며 컷을 통과한 선수 중 최하위인 공동 52위(9오버파 297타)에 머물렀다.

사진 = AFP, EPA / 연합뉴스
최대영 rokmc117@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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